<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개역개정판)
{ 복음 } 누가복음 10장 5-9절 ….. [5]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말하되 이 집이 평안할지어다 하라 [6] 만일 평안을 받을 사람이 거기 있으면 너희의 평안이 그에게 머물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7] 그 집에 유하며 주는 것을 먹고 마시라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기지 말라 [8] 어느 동네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영접하거든 너희 앞에 차려놓는 것을 먹고 [9] 거기 있는 병자들을 고치고 또 말하기를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에게 가까이 왔다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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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사는 ‘안녕’에 관심을 두고 인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계세요.” 라고 하지 않습니까?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끊임없이 전쟁과 난리를 겪었기 때문에 ‘안녕’을 묻는 인사가 우리의 것이 된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의 인사는 ‘샬롬 레카’(‘평화가 그대에게 함께하기를’) 입니다. 이 인사법의 내력을 두 가지로 해석합니다. 첫째는, 수없이 전쟁과 사회갈등으로 시달려 온 유다 민족이, 평화롭게 세상을 살고픈 염원으로 주고받는 인사가 ‘샬롬 레카’가 된 것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진정한 ‘샬롬’은 전쟁이 사라진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과 화해함으로, 즉 죄를 회개하고 돌이켜 하나님의 통치로 들어오는 것 만이 평화의 길이라는 믿음에 근거를 두고 ‘샬롬 레카’의 인사법이 생겨났다는 견해입니다.
물론 두 가지가 다 맞는 해석일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 곧 죄의 장벽을 부수고 다가오시는 하나님과 화해함으로써 이루게 된 평화가 진정한 평화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요한 14:27) 하신 것은 세상에서 전쟁을 없애고 가신다는 말씀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 곧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가로막혔던 죄의 장벽을 부수고 가신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영적 평화에 관해서 사도 바울도 설명하기를, “그분(*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의 피로 평화를 이루셔서, 그분으로 말미암아 만물을,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나 다, 자기와 기꺼이 화해시켰습니다.”(골 1:20) 라고 하셨습니다. 인간 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들까지 하나님과 화해를 이루는 관계가 된다는 ‘우주적 평화의 원리’를 말했습니다.
여호수아서 2장에 보면, 가나안을 염탐하라고 두 명의 정탐꾼을 여리고로 들여보냅니다. 그들이 여리고에 들어가서 라합이라는 창녀의 집에 묵습니다. 일탈 행위를 하러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사명을 가지고 잠입한 그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알아본 라합은 일찍부터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는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척후병이 자기 집에 들어온 것을 행운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기의 신앙고백을 합니다. “당신들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주님께서 당신들 앞에서 어떻게 홍해의 물을 마르게 하셨는지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 과연 주 당신들의 하나님 만이 참 하나님이십니다.” (여호수아 2:10, 11)
라합이 단순한 ‘평화주의자’였다면, 그는 몰래 여리고 왕에게 신고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붙잡는 것이 참 평화요 참 평안의 길이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창녀의 신분에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 우주적 화해의 역사에 관해서 사도 바울이 해설하기를,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우셔서, 우리를 자기와 화해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맡겨 주셨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죄과를 따지지 않으시고, 화해의 말씀(*복음)을 우리에게 맡겨 주심으로써, 세상을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와 화해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시켜서 여러분에게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리하여 간청합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과 화해하십시오.”(고후 5:18-20)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회개하고, 십자가의 은총으로 하나님과 화해함으로 참 평화의 사도로 이 세상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