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의 프란시스 기념일,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만도 2과 } 루카 복음서 6장 20-25절 …. [20]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리라, 가난한 사람들이여! 하나님의 나라가 여러분의 것이오. [21] 행복하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배부르게 될 것이오. 행복하리라, 지금 울고 있는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웃게 될 것이오. [22] 사람들이 여러분을 미워하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여러분을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여러분은 행복하리라! [23]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으시오. 보시오. 여러분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큽니다. 사실 그들의 조상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접했습니다. [24] 그러나 불행하리라, 부유한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이미 호강했기 때문이오. [25] 불행하리라, 지금 배부른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굶주리게 될 것이오. 불행하리라, 지금 웃고 있는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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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는 1181년 이태리 중부지방의 아씨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의복상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났습니다. 아버지는 아들 프란시스가 장차 커서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프란시스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했고 동네 청년들의 두목이 되어 함께 방종하며 놀아났습니다.
이태리와 페루기아(벨기에)가 전쟁하던 때에 전투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되어 고역을 치르다가 석방되어 돌아온 후, 그의 옛 성품은 사라졌습니다. 교회 일에 상당한 열심을 보였고,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겼습니다. 특별히 나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환자들을 극진히 돌보았습니다.
한때 그는 산다미아노 교회에서 기도를 하던 중 예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허물어져가는 내 교회를 수리해 다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돌보지 않아서 다 허물어져가는 교회 건물을 재건하라는 말씀으로 들을 수도 있었지만, 프란시스는 예수님의 말씀을 영적으로 이해했습니다. 곧 현상의 교회들은 예수님께서 애당초 소망했던 교회의 모습이 아니니, 똑바로 교회다운 교회가 되게 하라는 말씀으로 들었던 것입니다.
프란시스는, 교회가 진정 교회가 되려면 늘 회개가 살아서 역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 성도들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일이 활발히 추진될 것, 교회 안팎에서 기회 있는대로 복음을 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리하여 프란시스는 동반자들과 함께 수도회 ‘작은 형제회’를 창설했습니다. 그는 수도회의 법규를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간촐하게 정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청빈과 구제, 그리고 수도생활과 복음전도에 진력할 것 만을 규정으로 했습니다.
프란시스 수도회의 활약상이 점차 괄목할 만하다고 보고, 교황 인노센트 III 세는 그들에게 순회전도사 자격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프란시스에게는 사제가 될 것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시스는 끝까지 사양했습니다. 사제가 되기를 거부한 이유는 분명히 알 수 없습니다. 혹시 사제가 되면 사람들이 그를 ‘가진 자’의 편에 선 줄로 알게 될 것을 우려했을까요?
이들 수도자들의 극도의 청빈생활을 보면서, 또 그들에게서 여러 사람들이 병고침을 받는 기적이 일어남을 보고, 그들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면서,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주님께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1212년에 여자수도회인 ‘가난한 여인들의 회’(성클라라 수녀회)도 창설했습니다. 또 모슬렘 국가 속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두 번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특별히 1219년에 십자군을 따라 이집트로 가서 술탄(‘왕’)에게 전도를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사라센인들과 모슬렘 교도들의 강한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회원 가운데는 스페인, 이집트, 아프리카 등지의 무슬림들이 개종하여 수도자가 된 이들이 많았습니다.
1224년 프란시스의 몸에 성흔이 두 손바닥, 두 발잔등, 옆구리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확연해지는 이 성흔이 설혹 ‘기적’은 아니라고 보는 사람일지라도, 그가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구제-전도활동에 헌신적으로 몸 바쳐 일했는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1226년 10월 4일 별세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을 온 마음과 몸을 바쳐 사랑한 프란시스 수도자를 ‘암흑기’라 말하는 중세기 교회에 보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또 암흑기인 오늘날에도 저희가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프란시스를 본받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