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당하시는 ‘하느님의 종’ 예수

<연중 29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3장 5-10절 ….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 = * 위의 이사야서의 예언은 주전 690년 경에 사람들에게 선포된 예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언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나사렛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사건은 주후 33년의 일이었습니다. 그 간격이 723년인 것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도 정확하게 예언이 빠짐 없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일까요? 나사렛 예수님이 메시아(구세주)이신 것을, 모든 사람이 알게 하기 위함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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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히브리서 5장 5-10절 …. [5]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대사제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스스로 차지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 영광스러운 자리는,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하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6] 또 성서의 다른 곳을 보면, “너는 멜기세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영원한 사제이다.” 하신 말씀도 있습니다. [7] 예수께서는 인간으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당신을 죽음에서 구해 주실 수 있는 분에게 큰소리와 눈물로 기도하고 간구하셨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을 보시고 그 간구를 들어주셨습니다. [8]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고난을 겪음으로서 복종하는 것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후에 당신에게 복종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으며 [10] 하느님께로부터 멜기세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대사제로 임명받으셨습니다.

* = * 히브리서의 저자(‘아폴로’로 추정함)는, 예수님께서 만민의 제사장으로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속죄의 제물로 돌아가시는 제사를 드리심으로 진정한 ‘대제사장’이 되셨다는 논증을 하고 있습니다.

이 논증에 사용한 것이 시편 2:7과 110:4의 두 가지 말씀입니다. 모두 다윗을 통하여 계시하신 예언이었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서 저자에게 설복당하는 논증은, 예수님께서 속죄제를 드린 대제사장이셨으며 속죄의 제물이 되셨다는 내용입니다.

이 속죄의 제사가 이루어진 것은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에 복종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8절). 고통스럽게 목숨을 바쳐야 했던 그 험난한 일을, 아버지 하느님께 온전히 복종하는 마음으로 결행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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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르코 복음서 10장 35-41, 43-45절 …. [35]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선생님, 소원이 있습니다. 꼭 들어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37] 그들은 “선생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앉으실 때 저희를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38]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을 수 있단 말이냐?” 하고 물으셨다. [39] 그들이 “예,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도 내가 마실 잔을 마시고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기는 할 것이다. [40] 그러나 내 오른편이나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41]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야고보와 요한을 보고 화를 냈다. … [43]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44]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45]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 = *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 앞에 나아가서 부탁한 내용은 우리들도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소망입니다. 나도 출세하면 좋겠다, 나도 재벌이면, 나에게 ‘도깨비감투’가 있다면, 나도 … , 이런 몽상들을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 진정 필요한 일은 속죄와 거듭남을 알리는 일이고, 평화이고, 정의이며, 사랑인데, 이것들은 모두 ‘고난의 세례’를 앞서 받을 각오가 된 사람들 만이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의 소망을 이룰 꿈을 주시옵소서. 또, 이를 위하여 ‘고난의 세례’도 달게 받을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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