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개역개정판)
{ 복음 } 누가복음 17장 20-21절 …. [20]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21]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 = * 우리는 늘 몸에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지니고 다닙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여권을 발부받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주민이라는 주민증이나 여권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에 우리 안에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와 있다고 했고, 또 그 말을 바꿔서 말해 본다면,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나라’ 국민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상적인 어떤 통치 하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생각해 보라는, 극히 관념적이고 문학적인 표현, 또는 철학적인 상상으로 우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본문은 위의 두 절로 끝을 맺지 못하고, 누가복음 17장 22-37절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부연설명이 계속됩니다.
그것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주민등록증도 발부하지 않지만, 절대 권력의 실체인 창조주 하나님의 통치 하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우리 영혼이 자각하고 있고, 또 하나님의 뜻을 능동적으로 따르기를 힘쓰며, 하나님의 법인 공의와 사랑의 법이 우리를 지배함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한, 그것(하나님의 나라)은 실체가 있는 실재라는 말입니다.
지난 2천 년 동안,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능동적으로 살아 왔고, 또 그 나라의 주권이 온 세계에 뿌리 박히도록 생명을 바쳐 복음을 전했습니다.
{ 서신 } 빌레몬서 1장 9-11, 15-19절 …. [9] … 나이가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긷힌 자 되어 [10]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11]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 … [15] 아마 그가 잠시 떠나게 된 것은 너로 하여금 그를 영원히 두게 함이리니 [16] 이 후로는 종과 같이 대하지 아니하고 종 이상으로 곧 사랑 받는 형제로 둘 자라 내게 특별히 그러하거든 하물며 육신과 주 안에서 상관된 네게 랴 [17] 그러므로 네가 나를 동역자로 알진대 그를 영접하기를 내게 하듯 하고 [18] 그가 만일 네게 불의를 하였거나 네게 빚진 것이 있으면 그것은 내 앞으로 계산하라 [19] 나 바울이 친필로 쓰노니 내가 갚으려니와 네가 이 외에 네 자신이 내게 빚진 것은 내가 말하지 아니 하노라
* = * 오네시모는 한때 여기 빌레몬서의 수신인인 빌레몬의 종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네시모는 주인의 재산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횡령했거나 배임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말하자면 금융사고는 낸 것입니다. 그래서 빌레몬에 의해 관청에 고발되었고, 지금 유죄판결을 받아 형을 살고 있는 죄인입니다.
같은 옥중에 갇혀 있었던 사도 바울을 만나게 되어, 옥중에서 인생 최고의 행운인 복음을 들어,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의 옛 주인인 빌레몬은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였을 터인데 종 오네시모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했든가, 아니면 오네시모를 고발하던 때에는 복음을 아직 듣지 못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바울 사도께서는 빌레몬에게 신신당부하면서, “나를 (복음사역의) 동역자로 안다면,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그를 받아 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를 앞으로는 종으로 생각하지 말고 한 인격자요 형제로 받아 주시오.” 라고 말합니다.
이 얼마나 세속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질서입니까? 바로 이것이 위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의 질서요 통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관념이 아니고 실재하는 하나님의 통치인 것을 드러내는 예인 것입니다.
<<오늘 세계교회가 기념하는 믿음의 선배들>>
** 디프리그(Dyfrig, 460? – 532?) : 옛날 영국 중서부의 히어포드 지방에 여러 개의 수도원 학교를 설립하고, 그의 학생들을 곳곳에 파견하여 교회를 개척하도록 지도했던, 오늘의 주교와 같은 역할을 한 분입니다.
** 로렌스 오툴(Laurence O’Toole, ? – 1180) : 그는 수도원장이며 더블린의 대주교였습니다. 그는 25세 때에 수도원을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블린(아일랜드 수도)관구의 대주교가 되었습니다. 앵글로-노만 족의 침략 중에 나라와 교회를 보전한 이였습니다.
** 새무엘 시버리(Samuel Seabury, 1729-1796) : 북아메리카에 성공회의 선교활동을 주동했던 분으로, 미대륙의 최초의 주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영국성공회는 그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비록 저희가 세상에 사는 동안 세속적 통치 하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통치 하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영원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알고 살게 하옵소서. 날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며 그 일에서 참 보람을 찾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