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이상신 생생성경)
{ 복음 } 누가복음 19장 1-10절 …. [1] 예리코를 가로질러 들어갔다 [2] 자카이오스라고 이름 부르는 어느 세금 징수원장이 있었는데 그는 부자였다 [3] 예수가 누구인지 보고 싶었지만 인파에 밀려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키가 작았던 것이다 [4]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미리 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다 바야흐로 그곳을 지나가시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5] 마침내 예수께서 그곳을 지나가실 때 그 위를 쳐다보며 그에게 말씀하셨다 “자카이오스 어서 내려오시오 오늘 저녁은 그대 집에 머물러야 하겠소” [6] 그는 서둘러 내려와 기뻐하며 그분을 맞이하였다 [7] 많은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수근거리며 명예롭지 못한 사람 집에 쉬러 들어간다고 못마땅해 하였다 [8] 자카이오스는 주님 앞에 서서 말하였다 “주님 제가 지금까지 가진 소유의 절반을 걸인들에게 나눠주겠습니다 또 제가 부당하게 거둔 것은 4배로 갚겠습니다” [9]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저녁, 이 가정에 구원이 임했습니다 이 사람은 아브라함의 아들임이 틀림없습니다 [10] 사람의 아들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서 구원하러 온 것입니다”
* = * 예수님을 자기 인생살이에 초대한 사람은,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 영생으로 가게 됩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 제 인생살이에 초대해 본 사람이 몇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사람이 영국 철학자 버트란드 럿셀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는데, 예수님께 붙잡혀 있지 않았고, 저를 붙들만한 사람을 제가 찾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루는 학교도서관에서 한 책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크리스챤이 아닌가?’ 라는 제목의 글인데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신의 존재증명, 곧 ‘최초의 원인’으로서 신의 가설을 교회가 말하는 것은 하나의 시도일 뿐이지, 증명일 수가 없다. 2) 예수의 비도덕적 가르침들이 있다. 가령, 지옥의 교리, 무화과나무를 말라죽게 만든 일, 등등. 3)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악영향을 많이 주었다. 예로서, 과학의 발전에 역행을 한 점, 성 평등을 저해한 점, 자유를 억압한 점 등. 4) 인간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 예로, 죽음에 대한 공포, 미지의 미래에 대한 공포 등등. 5) 종교 없이도 도덕과 윤리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
이게 무슨 좋은 글이라고, 저는 곧장 그에게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의 저서들을 읽으려고 책방을 뒤지고 다녀 번역서 몇 권을 구했으며, 그가 화이트헤드와 함께 연구한 수리논리학을 저도 공부해 보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럿셀과 또 그의 철학과 상통하는 인생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제가 좋아하면서 지내던 생활이 10년 이상 지속되다가, 마침내 저의 인생이 엉망이 되어갈 무렵에 하나님께서는, 작고한 저의 아버지가 목회하실 때에 늘 품에 품고 다니시던 성경을 펼쳐 읽게 하셨고, 저는 성경을 통해서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자카이오스(사캐오)는 이름만 들어도 신선한 향기를 느끼던 랍비 예수를 마음 속 깊이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민족의 반역자’라고, ‘동족의 피를 빠는 흡혈귀’라고, 길에 나가면 언제나 남녀노소에게서 저주를 들으며 살았던 자카이오스로서는, 예수님을 만나본다고 하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카이오스가, 지나가는 예수님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올라갔던 무화과나무 바로 아래에서 예수님께서는 발길을 멈추시고, 나무 위를 쳐다 보시며, “자카이오스씨, 오늘 제가 당신 집에 묵으면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자카이오스의 옆구리를 찔러 초대를 받고 싶다고 말씀을 하실 때에, 그는 까무러칠 뻔했습니다.
자카이오스는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시고, 예수님 곁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 말씀의 시작과 끝에서 예수님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자카이오스는, 예수님에게서 그가 하나의 ‘초대장’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나님 나라로의 초대장!
그래서 자카이오스는 분연히 일어서서 ‘초대장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서서, 그의 생애에 처음으로 이런 선언을 했습니다. “예수여, 저는 오늘 결심했습니다. 제가 느낀 바가 있어 이렇게 결정한 것입니다. 제가 모아놓은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겠습니다. 또 제가 남의 재산을 부당하게 등친 것이 생각나는대로 그것을 네 갑절로 갚아주겠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동료세관원들이 입을 따악 벌리며 놀랐습니다. 말문이 막혀 아무런 응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자카이오스 형제를 사랑합니다. 오늘 그도 역시 아브라함의 자손임이 증명되었습니다. 그가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그 옛날 예리코의 자카이오스를 뒤이어 수많은 백성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자카이오스의 후예들을 많이 보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