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보내며 가장 중요한 일, 고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1과 } 야고보서 5장 16, 19-20절 …. [16] 그러므로 여러분은 서로 죄를 고백하고 서로 남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모두 온전해질 것입니다. 올바른 사람의 간구는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 [19]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 어떤 사람이 진리를 떠나 그릇된 길을 갈 때에 누가 그를 바른 길로 돌아서게 한다고 합시다. [20] 그러면 죄인을 그릇된 길에서 돌아서게 한 그 사람은 그 죄인의 영혼을 죽음으로부터 구원할 것이고 또 많은 죄를 용서받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을 알아두십시오.

{ 만도 2과 } 루가 복음서 18장 10-14절 ….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고 또 하나는 세리였다. [11] 바리사이파 사람은 보라는 듯이 서서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 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12] 저는 일 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하고 기도하였다. [13] 한편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14]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 = * 교회력으로 일 년의 마지막 주일이 바로 내일(금년은 11월 24일)입니다. 마지막 주일을 앞둔 오늘 토요일에 우리들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은 두 가지가 모두 ‘고죄와 용서’ 라는 주제입니다. 용서 받고 용서함으로 한 해를 복되게 마감합시다.

( 1 ) 위의 야고보서 본문이 권유하는 말씀은 << 사람 앞에서 나의 죄를 고백하기 >> 입니다.

우리 인간이, 잘못은 사람들에게 저질러놓고, 하느님께만 용서받으면 된다고 말(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용서를 비는 것이 간단치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간단치 않더라도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 그 피해자에게 용서해 달라고 비는 것이 옳겠지요.

그런데 만약 A라는 사람이 B에게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경우, B에게도 그 잘못의 영향이 미쳤겠지만, 교회공동체의 경우 B 이외에도 수많은 C, D, E, F …. 들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잘못으로 인해 하느님 앞에까지 죄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A가 B에게도 용서를 빌어야 되겠지만, C, D, E, F …. 들에게도 용서를 빌어야 하겠는데, 이런 힘든 일을 대신해서 교회공동체의 대표격인 사제(목사)가 모든 공동체를 대신해서 A의 고죄를 듣고, 그에게 공동체의 용서를 대신 선포합니다. 이것을 ‘고해’(또는 고백)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피해자를 찾아가서 용서를 빌고, 또 교회공동체를 대표하는 사제(목사)에게 찾아가서 용서를 빌어 용서를 받고 새 사람, 올바른 사람으로 다시 선다면 이 얼마나 복된 일이겠습니까? 이 일을 해가 저물기 전에 오늘 이룰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 2 ) 루가 복음서의 말씀은 << 하나님 앞에서의 올바른 기도의 모습 >> 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은, 모양새로 보면 기도하는 것 같아도, 그건 기도가 아니라, 사람들을 향한 자기 자랑입니다. 그런 기도에 하느님께서 귀 기울이실 리도 없겠지만, 사람들도 얼굴을 찡그리겠지요.

예수님께서는 어떤 세리의 기도하는 자세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감히 하느님 앞에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멀찌감치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르지도 못하면서 ‘하느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라고 기도했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들으신 기도는 세리의 기도였다고 평가하셨습니다. 스스로 죄인임을 자각하는 우리들의 기도 만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해가 저물기 전에 사람 앞과 하느님 앞에 우리의 너저분한 잘못이 모두 용서받지 못한 채 있었다면, 오늘 ‘세리의 기도’를 따라, 주님 앞에 모두 고죄하고 새 해를 맞이하도록 하십시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의 고죄를 받으옵소서. 긍휼과 자비로 용서하옵소서.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로 저희를 깨끗케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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