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만도 2과 } 요한복음 1장 40-42절 …. [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간 두 사람 중의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였다. [41] 그는 먼저 자기 형 시몬을 찾아가 “우리가 찾던 메시아를 만났소.” 하고 말하였다. (메시아는 그리스도라는 뜻이다.) [42] 그리고 시몬을 예수께 데리고 가자 예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시며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 앞으로는 너를 게파라 부르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게파는 베드로 곧 바위라는 뜻이다.)
{ 구약 } 이사야서 52장 7-8절 …. [7] 반가워라, 기쁜 소식을 안고 산등성이를 달려오는 저 발길이여.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구원이 이르렀다고 외치며 “너희 하느님께서 왕권을 잡으셨다.” 고 시온을 향해 이르는구나. [8] 들어라, 저 소리, 보초의 외치는 소리. 시온으로 돌아오시는 야훼와 눈이 마주쳐 모두 함께 환성을 올리는구나.
{ 복음 } 마태오 복음서 4장 18-20절 …. [18]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걸어가시다가 베드로라는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하시자 [20]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 = * ( 1 ) 오늘의 두 본문(요 1:40-42, 마 4:18-20)은 서로 내용이 상충하는듯 보입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동생 안드레아의 안내로 예수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는 점을 요한복음이 알려 주고 있고, 마태복음은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공생애를 시작하던 때에 무엇보다 먼저, 교제하던 이들 가운데서 제자를 택하셨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두 본문은 결코 상충하지 않습니다.
( 2 ) ‘안드레아’라는 이름은 희랍어로 ‘안드레이오스’(‘인간미 있는’, 또는 ‘사나이다운’의 뜻) 이라는 뜻의 어휘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당시 희랍어 문명권인 지중해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름입니다. 비록 그의 부모가 유대인이었다고 해도 쓸 수 있었던 이름이었고, 특별히 디아스포라(해외동포) 사이에서는 이 이름이 익숙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교육가 소파 방정환 선생이, 한때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도덕 과목을 가르치던 시간에, 사람 ‘인’ 자를 여섯 개(어떤 이는 여덟 자라고 함)를 흑판에 쓰고는, 해석하기를, “사람이 사람처럼 생겼다고 다 사람이냐? 아니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 했다고 전합니다.
이와 유사한 생각으로 안드레아의 부모가 아들에게 ‘인간다운 사람’ 이 되라는 뜻으로 이 이름을 지어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인간이 참 인간이 되려면, 성령 안에 살아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엡 4:22-24)
안드레아는 인간미도 있는 사람이었겠지만,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거듭난 사람, 곧 ‘사도’가 되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스키디아와 에피루스와 더불어 아카이아(그리스의 북 펠로폰네소스의 옛 지방)의 파트라스에서 전도하던 중 박해자들에게 잡혀, 십자가 처형을 당해 순교했습니다.
( 3 ) 안드레아는 세례 요한의 제자였습니다(요 1:35이하 참조). 그의 스승 요한이 나사렛 예수님을 일컬어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가신다.’(요 1:36) 라는 중대한 증언을 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 함은 ‘하느님께서 예비하신 속죄제물’(메시아) 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안드레아는 곧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후 메시아이신 예수님 앞에 그의 형인 시몬 베드로를 인도합니다. 그리하여 열 두 제자 중의 으뜸제자요, 초대교회의 대표자 격인 사도 베드로가 되게 하였습니다. 물론 베드로를 제자로 양육하신 분은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를 주님 앞으로 인도한 안드레아의 공로는 단연코 월척이었습니다.
새해의 첫 날인 오늘, 위대한 전도자의 첫 선을 보인 안드레아를 기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도 새로 이 한 해에 ‘또 하나의 전도하는 해’로 살기를 기원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새해를 맞으면서 사도 안드레아를 기념하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성령 안에서 참 인간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성령의 도우심으로, 장차 베드로 같은 전도자가 될 이를 전도할 수 있게 저희를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