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시태 축일,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창세기 3장 9-15절 …. [9] 주님이신 하나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 [10] 아담이 대답했다. “주님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내가 따 먹지 말라고 일러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구나!”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담이 핑계를 대었다. [12] “주님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인이 그 나무의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습니다.” [13] 주님이신 하나님께서 여인에게 물으셨다. “어찌하여 너는 그런 일을 했느냐?” 여인도 핑계를 대었다. “뱀에게 속아 따 먹었습니다.” [14] 주님이신 하나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서 너는 저주를 받아, 죽을 때까지 배로 기어 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15] 나는 너를 여인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과 여인의 후손이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다가 도리어 여인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 복음 } 루카 복음서 1장 26-38절 …. [26] 여섯째 달에 하나님께서 갈릴래아 지방의 한 고을인 나자렛으로 가브리엘 천사를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했다.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이여, 기뻐하시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계십니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마리아여, 그대는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31] 보시오, 이제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시오. [32] 그분은 큰 인물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오. 주 하나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오.” [34]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했다. “저는 처녀의 몸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했다. “성령께서 그대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그대를 덮을 것이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으로 하나님의 아드님이라 불릴 것이오. [36] 그대 친척 엘리사벳을 보시오.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했소.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라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소.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38] 마리아가 말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났다.
* = * 오늘은 ‘성모 시태’ 축일입니다. 이 축일 전통은 주후 제8세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외아들을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태어나게 하시는 방법으로, 여인의 몸을 빌어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다윗 집안 남자와 정혼한 믿음의 여인을 택하셨습니다. 여인 중의 여인 마리아를 택하신 것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을 만난 마리아는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나서, 믿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동의를 드립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마리아의 ‘믿음의 동의’야 말로, 태초 인간을 정죄의 운명에 빠뜨린 하와의 불순종의 언행과는 크게 대비됩니다. “(당신의 피조물인) 뱀에게 속아 따 먹었습니다.” 책임전가 밖에 모르는 여인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담이 하나님께 핑계를 대던 어법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인이 그 나무의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과 핑계대기’ 어법 속에 우리들이 곧잘 범하는 ‘불순종과 핑계대기’의 모습이 보이지요? 오래된 우리들의 불순종의 언어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이 ‘반란의 언어’를, 마리아가 본보인 ‘믿음과 순종의 언어’로 바꿔야 하겠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라고.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은, 영적 존재이신 분께서 하늘로부터 인간이 되어 오신 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한 여인이 <처녀로 잉태하는> 사건에서 일이 구체화됩니다. 이것이 믿음으로 인식되지 않고, 똑똑하다는 이들에게서 ‘불신의 요소’가 되곤 합니다.
이것은, ‘인간이 생명으로 잉태되는 것은 오직 여인이 남자를 알 때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소위 ‘과학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헛똑똑이’들을 가려내시기 위한 하나님의 장치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가신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인간을 기다려 주시는 하나님을 찬미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는 불가능이 없음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의 불신의 죄, 핑계로 현장을 모면하려는 저희들의 죄를 뿌리뽑기 위해 ‘처녀의 잉태’라는 믿음의 관문을 만드신 것을 믿습니다. 저희의 나약함과 죄성을 용서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amen am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