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복음 } 마태오 복음서 17장 10-13절 …. [10] 그 때에 제자들이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11] 예수께서는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준비를 갖추어놓을 것이다. [12] 그런데 실상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사람의 아들도 이와 같이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그제야 비로소 제자들은 이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 = * 세례 요한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 즈가리야 사제와 어머니 엘리사벳으로부터, 얼마나 자기 자신이 기적적인 출생과정을 겪고서 세상에 태어났는지, 또 자기 친척 마리아의 아들 예수가 얼마나 특별한 ‘신탁’에 의해 태어난 존재인지를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후 30여 년 동안 예수는 별다른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이윽고 그가 메시아로서의 사역을 시작하고서부터는 놀라운 일들을 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메시아로 알아 드리지 않았고, 오히려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에게 강한 반발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세례 요한 자신도 때때로 의심에 휩쓸리기도 했습니다.
그가 왕 헤롯에게 체포되어, 옥에 갇혀,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에,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과연 메시아인지 여부를 묻게 했습니다. 그만큼 낙심에 차 있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돌아온 제자들의 말을 듣고, “예수는 진실로 메시야”라는 믿음을 확증했습니다.
{ 만도 1과 } 데살로니카 둘째편지 3장 13-16절 …. [13] 교우 여러분, 낙심하지 말고 꾸준히 선한 일을 하십시오. [14] 우리가 이 편지에 적어보내는 말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을 지목하여 그와 사귀지 마십시오. 그러면 그는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15] 그러나 그를 원수처럼 여기지는 말고 형제처럼 타이르십시오. [16] 평화의 주님께서 어느 모양으로든지 항상 여러분에게 친히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주님께서 여러분 모두와 함께 계시기를 빕니다.
* = * 집념과 신앙의 사람으로 사도 바울을 꼽는 것을 그 누가 주저하겠습니까? 그는 진실로 낙심을 몰랐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비록 감옥에 갇혔고, 태장을 맞았고, 돌에 맞아서 다 죽었다가 깨어났고, 파선을 당해 죽다 살아났고, 굶기를 밥먹듯 했고, 동족과 이방인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았습니다. 웬만했으면, 아마도 복음증거의 일을 단념했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청년 때, 자기가 보는 앞에서 죽어간 집사 스테파노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비록 이방 땅에서 험산 준령을 넘고 있을 때도, 각종 박해자들 앞에 끌려나갈 때에도, 이 두 분의 모습을 눈 앞에 그리며, 그의 생애의 끝날에 만나보게 될 두 분 앞에서 승리자로 늠름히 서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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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기념하는 ‘십자가 복음’의 선배 >> 십자가의 요한 (John of the Cross, 1542 – 1591) : 이 분의 이름에 ‘십자가의 요한’이라고 꼭 ‘십자가’를 붙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십자가의 복음’을 제창한 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스페인의 아빌라(Avila) 근교에 살던 한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양육되었습니다. 그는 십대 때에 간병인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예수회(수도회)에 들어가 교육을 받고, 그후 21세 때에 까르멜 수도회에 들어갔습니다. 살라만카 대학교에 들어가, 두각을 나타내었고, 1567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후, 그는 까르멜수도회의 혁신을 위해 큰 역할을 했고, 이 일 때문에 교회 당국에 의해 많은 시달림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투옥 당한 일도 있었는데, 9개월 복역 후 탈출에 성공하여, 개혁파 수도회에 들어가 은신하고 지내는 동안 많은 신학 논문을 썼습니다.
그 후로도 교회 안팎의 탄압으로 고통 중에 지냈고, 몸에 중병까지 생겨서, 그의 온 생애를 고통과 시련 속에서 보내다가 1591년 오늘 별세했습니다. 그는 “인간은 고통을 통해 십자가를 더욱 깊이 이해한다. 십자가 묵상이 ‘영적 지혜를 찾는 보고’다.” 라고 말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고해 같은 인생경험 속에 저희로 살게 하심은, 오히려 하느님을 더욱 깊이 알아 사랑하게 하심인 것을 알게 하시니 감사 드립니다. 저희가 낙심치 말고, 고통 속에서 십자가의 이치를 발견하는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