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3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복음 } 루가 복음서 3장 8-14절 …. [8]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 그리고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다.’ 하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마라. 사실 하느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실 수 있다. [9]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혀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10] 군중은 요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1] 요한은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같이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2] 세리들도 와서 세례를 받고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요한은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내지 마라.” 하였다. [14] 군인들도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러주었다.
* = * 성탄일이 꼭 열흘이 남았습니다.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성탄일을 맞기에 적합한가를 점검하는 주일이 되어야겠습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회개가 온전히 이루어졌는가를 먼저 검토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회개는 단순한 ‘마음을 새로이 하기’ 정도의 작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개는 <관계>를 온전히 원상복구해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비뚤어진 것은 우리들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지은 죄를 온전히 회개하여 하느님께 용서함 받고,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서먹해졌던 관계는 원만한 관계가 되기까지 고쳐야 합니다.
‘이웃과의 관계’에 관해서는 불의한 관계가 있었다면 모두 정리하여 원상복구를 해야 하겠고, 특별히 내 이웃의 삶이 핍절한데도 따뜻하게 보살피지 못했다면, 내게 있는 것으로 기꺼이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성탄을 앞둔 우리들의 준비에서 가장 우선하는 내용입니다.
{ 구약 } 스바니야 3장 14-17절 …. [14] 수도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큰소리로 외쳐라. 수도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어라. [15] 야훼께서 원수들을 쫓으셨다. 너를 벌하던 자들을 몰아내셨다. …. [16] 그 날이 오면, 예루살렘에 이렇게 일러주어라. “시온아, 두려워 마라. 기운을 내어라. [17] 너를 구해 내신 용사, 네 하느님 야훼께서 네 안에 계신다. ….”
{ 서신 } 필립비 4장 4-7절 …. [4]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5]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이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7] 그러면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 = * 신실한 성도들은, 장차 세상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금년 대림절에도 2천 년 전 메시아로 오셨던 초림의 역사를 기리면서, 재림주를 맞이할 준비에 완벽을 기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의 구약본문과 서신본문은 모두 기뻐하자고 외칩니다(습 3:14, 필 4:4). 본래 ‘기쁘다’는 형용사로서 명령형(‘기쁘라’)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동사형 ‘기뻐하다’라는 동사의 명령형(‘기뻐하라’)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오늘의 서신 본문은, 기쁨이 넘치면, 1)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 2) 걱정이 없어지며, 3)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고, 4) 하느님과 상시 소통하며 살게 되고, 그래서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본문 7절)
기쁠 수 없는 여건에서도 우리가 기쁠 수 밖에 없는 내력은, 하느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는 것, 장차 부활과 영생의 약속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무슨 일을 당하든 그것이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져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기도> 기쁨의 근원이 되시는 하느님, 저희가 무슨 일을 만나든 결과적으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초림을 기념하면서 재림의 약속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재림을 기다리는 자들로서 부족함 없이 살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