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마테오 복음서 21장 23-27절 …. [23] 예수께서 성전에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께 다가와 말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24]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여러분에게 한 가지 묻겠소. 여러분이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여러분에게 말해주겠소.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오? 하늘에서요, 아니면 사람에게서요?” 그들은 자기들끼리 의논했다. “만약,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고 우리에게 말할 것이오. [26]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렵소. 그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이 예수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겠소.”
* = * 흔히 사람들은 ‘권한’(권위, 자격)의 근거를 관청이 발행한 자격증(라이선스)이나 허가증(퍼미션)에 둡니다. 그런 것이 없을 때는, 경력(‘여기서 삼대 째 짜장면 장사를 하고 있다’ 등등)을 말합니다. 그런 것도 없으면, 유명한(‘oooTV에 나왔었다’ 등등) 사람임을 선전합니다.
여러분은 ‘권위’(권한, 자격)의 근거를 무엇으로 인정합니까? 저는 권위의 근거는 사랑이라고 봅니다.
저를 가르친 많은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잊지 못하는 선생님은, 피난민으로 제주도 서귀포에 갔을 때, 피난민 초등학교에서 저희 5학년 담임을 하셨던 김학복 선생님(후에 목사님이 되셨음)이십니다.
그분은 교과서도 없었던 그 시절에, 저희 5학년 학생 30명을 위하여 교재를 손수 ‘철판 인쇄’(일명, ‘가리방’, 기름종이에 써서 유성잉크로 인쇄하는 방식)로 제작해서 무상으로 나누어 주고 가르쳐 주신 분이었습니다. 다른 학급은 구경도 못했던 교재였습니다. 그가 남달리 돈이나 시간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제자 사랑이 극진하였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아버지가 일찍 별세하고, 제 어머니는 저희 7남매를 양육하시느라 별별 고생 다 했습니다. 보따리 장사도 했고, 1960년대 당시 서울의 중산층 아파트로 알려졌던 반포아파트에 가서 청소부로도 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파트 복도에서 아버지 친구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고, 사모님, 어쩐 일입니까?” 이런 인사를 받은 후, 즉시 너무도 당황해서, 손에 쥐고 있던 대걸레를 팽개쳐 두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집안에서 대성통곡을 했답니다.
그러고서도, 그 다음 날, 아파트 관리실에 가서 사정, 사정해서 청소부일을 계속하게 해 달라고 빌었답니다. 이렇게 저희 7남매를 위해서 수치도, 수고도, 건강도, 체면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저희 형제들에게는 최고의 권위를 지닌 분입니다.
위의 김학복 선생님도, 그리고 저의 어머니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와, 여러분과, 천하 만민을 사랑하신 분의 높고 귀하신 권위(권한)를 설명하기 위해서, 여느 분들에게는 별로 대단치 않은 두 분의 일화를 장황하게 썼습니다.
천하 만민을 사랑하셔서, 무슨 수고도, 무슨 고생도, 무슨 수치도,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사양치 않으셨던 나사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크나 큰 사랑이 그의 권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예루살렘 성전이 발행한 선지자 자격증도 없었고, 로마제국이 발행한 교사자격증도 없었지만, 그분의 놀라운 사랑이, ‘저 같은 죄인도 용서함 받아서 주 앞에 옳은 사람됨을 인정 받게 하신 것’입니다. 그토록 고마울 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권위가 다 사라지더라도, 예수님의 권위 만은 영원무궁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기도> 구세주 예수님, 낮고 천한 세상에 내리셔서, 저희 죄인들을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갈보리언덕에서 대속의 제물로 돌아가신 예수님의 은혜에 무한 감사 드립니다. 주님 때문에 새 생명을 얻게 된 저희도, 사랑의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