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요한 복음서 1장 29-34절 …. [29] 이튿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했다. “보시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십니다. [30]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고 내가 지난 날에 말한 분이십니다. [31] 나도 저분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32] 요한은 또 증언했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33] 나도 저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주셨습니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그대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시오.’ [34] 과연 나는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분이 하나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했습니다.”
* = * ( 1 ) ‘하나님의 어린 양’ 이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속죄 제물로 쓰일 양’ 이라는 뜻입니다.
‘속죄제물이 되실 양’ 이라고 짧게 말해도 되지만,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특별한 제물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대속의 제물이 될 어린 양’ 이라고 길게 말합니다.
통상 속죄제사에 사용되는 제물은 양이나 산양(염소)이지만, 이 속죄제사에서는 양을 쓰지 않고 사람을 쓰셨습니다. 더구나 어느 누구든, 인간은 제물 될 자격이 없기에,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제물로 사용하시기 위해 인간이 되게 하셨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요구에 순순히 응답하여, 제물이 되시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인간이 지어낸 어떤 신화에도, 어떤 괴기소설에도, 어떤 인간의 상상으로 구성된 몽환적 창작품 가운데도 등장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하나님께서 친히 독생자를 인간이 되게 하셔서, 죄인 가운데 가장 흉악범이 되게 하시고, 십자가 형틀에 못박혀, 피 흘리고 혼절한 후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혼절하기를 계속하다가, 마침내 더 이상 목숨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 숨이 끊기고 마는,
이런 처절한 죽음으로 하나님의 아들이 죽는 이야기, 그래서 그를 믿는 사람들은 지은 죄를 용서받아 구원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어디에 또 있단 말입니까?
세례 요한이 무심코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보시오. 저분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십니다.” 이런 간단한 분이 아니시라는 말씀입니다.
( 2 ) 예수님은 변화산상에서 갑자기 ‘트랜스폼’하신 바 있었던 분임을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당하는 고통을 견디시기 어려워 일시로 변모하셨던 그런 ‘트랜스폼’이 아니셨습니다.
철저히 인간이셨습니다. 세포막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인체세포를 지니고 계셨습니다.
못박히실 때에, 세포막이 깨어지고 있을 때에 말할 수 없이 아픔을 느끼던 인간이셨습니다.
압박을 받아도 안 되고, 열을 받아도 안 되는 인체세포들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가시관에 찔리고, 대못에 찔리고, 창에 찔릴 때에, 그 고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습니까?
십자가 위에서 통증으로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 진정 한 번은 이런 상상도 하지 않았을까요? ‘영체로 변모했다가 돌아올까’ 이런 생각 말입니다. 아픔을 모르는 영체로… 하지만 이 유혹을 벗어버렸습니다. 나는 지금 사람들을 대속하기 위해 그들이 겪어야 할 아픔을 대신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들이 당해야 할 고통을 끝까지 당하도록 하자. 하시면서 끝끝내 참으셨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주 하나님께서는 완전한 인간이 되셔서 인간의 제약을 모두 지니고, 인간이 겪어야 할 아픔을 모두 당하고 마셨습니다. 저희가 당해야 할 고통의 값을 모두 치르셨습니다. 결코 한 푼도 남김없이 모두 치르신 주님께 영원한 감사와 찬송을 올립니다. 저희의 죄를 온전히 대속하신 하나님께서 저희의 온전한 주님이 되셨음을 믿습니다. 저희를 구원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