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삶에 듣는 희소식

<공현 후 1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루가복음서 3장 15-17, 21-22절 …. [15] 백성들은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터였으므로 요한을 보고 모두가 속으로 그가 혹시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러나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이제 머지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신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17] 그분은 손에 키를 들고 타작 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 [21] 사람들이 모두 세례를 받고 있을 때 예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고 계셨는데 홀연히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그에게 내려오셨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 * ( 1 ) 마케도니아(그리스) 제국이 멸망하고 로마 제국이 등장하여 온 지중해 연안 국가들을 영토로 확장하고, 성경이 중심국가로 기록하고 있었던 유대의 역사도 로마 제국의 식민지로 들어가 있던 시기에, 유대인들도 나라를 잃고 이제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생존하는 것 자체로 만족하던 시기였습니다.

고국인 유대 땅과 사마리아 지방에 아직껏 살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대부분 소망을 잃고, 그들의 하느님께로부터 버림 받은 나라임을 자탄하고 있던 때에,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구세주 메시아가 역사 속에 나타나서 그들을 해방시킬 것이고, 그 옛날 다윗 왕 때의 부강했던 유대 나라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소망이었습니다.

그 무렵 ‘세례 요한’이라는 한 경건한 인물이 나타나서, 민족 앞에 외치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회개하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이 독사의 새끼들아, 닥쳐올 징벌을 피하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 속에 던지울 것이다.’ 라는 예언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라 함은 메시아의 통치를 말하는 것으로, 그 통치가 시작되면, 지배국가 곧 로마 제국의 지배자들을 모두 몰아낼 것이고, 그 옛날 영화롭던 다윗 왕조가 이어져 나갈 것임을 믿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망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 하나의 대전제가 ‘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구름떼 처럼 요단 강가로 가서 요한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장래에 소망을 걸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2 ) 그 군중 속에 한 특별한 분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분은 ‘메시아’라고 일컬어지며, 하느님께서 내신 인물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인간의 모습을 하셨지만, 하느님의 외아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알아본 세례 요한은, 그분이 메시아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가 물가에 서서 군중의 대열 속에 서신 예수님을 향해서 말했습니다. “보시오.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실 제물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곧 예수님입니다. 나는 저 분의 신발끈을 풀기에도 감당치 못할 만큼 높은 분입니다.”

‘메시아’라는 분이 물에 서 있는 세례 요한 앞까지 들어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당황하여, “아닙니다.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옳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단호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제게 세례를 베푸는 것이 의를 이루는 일입니다.”(마 3:9)

그리하여 세례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때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늘로부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그의 머리 위에 내려왔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오기를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라고 했습니다.

요단 강가에 있던 무리들은 세례 요한의 말도 들었고, 하늘로부터 들려온 그 음성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간직했습니다. “나사렛 예수는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속죄의 제물이고, 하느님께서도 이를 인증하시는 표시로 그가 세례를 받을 때에 비둘기 형상으로 성령께서 그의 위에 임하시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셨다”고 후세에 전했습니다.

( 3 ) 메시아라고 했던 분, 곧 예수님은 3년 후에, 로마 병정들에 의해서 십자가 형을 받고 돌아가셨으므로 다윗 왕실을 회복할 꿈은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믿을 만한 분들의 말에 의하면, 그는 죽은 후 사흘 만에 부활하여, 40여 일 간 제자들과 만나 함께 지내다 하늘로 승천했다고 하며, 그를 따르던 제자들은 그의 부활과 재림의 약속을 알리려고 세계 만방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또 제자들의 말에 의하면, 그의 통치는 다윗왕실의 회복이 아니라, 하느님의 통치를 뜻하는 것이었고,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를 힘입어, 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누구에게나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구원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비록 잠깐 인간세계에 다녀가셨지만, 철저히 이타적으로 사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원인 줄 믿습니다. 세상은 아무런 소망을 주지 못해도, 인류에게 주셨던 단 한 분, 예수 그리스도로 저희의 소망을 삼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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