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우리의 맞춤형 구주

<공현후 2주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62장 1, 4-5절 …. [1] 시온을 생각할 때, 나는 잠잠할 수가 없다. 예루살렘을 생각할 때,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정의가 동터 오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르기까지 어찌 잠잠할 수 있으랴? …. [4] … 이제는 너를 ‘사랑하는 나의 임’ 이라, 너의 땅을 ‘내 아내’ 라 부르리라. 야훼께서 너를 사랑해 주시고 너의 땅의 주인이 되어주시겠기 때문이다. [5] 씩씩한 젊은이가 깨끗한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듯 너를 지으신 이가 너를 아내로 맞으신다. 신랑이 신부를 반기듯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반기신다.

* = * 하느님께서 피조물 가운데서 가장 사랑하시고 아끼시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하여 구세주를 보내 주셨다면, 그 구세주야말로 딱 맞춤형 구세주이실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구약본문(이사야서 62장 4-5절)에 말씀하시기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일컬어 “사랑하는 나의 임”이라, “내 아내”라 부르실 것이라 했고, 사랑하는 부부가 신혼 첫날을 맞듯 그토록 ‘서로’ 사랑스러우리라 하였습니다.

다소 야한 표현이기는 해도, 그 얼마나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까?

우리 인간세계에 내려오신 ‘메시아’ 예수님께서 이토록 인류를 위하여 둘도 없는 맞춤형으로 보내 주신 메시아이시라는 표현을, 이스라엘의 최고의 예언문학인 이사야서를 인용해서 오늘 우리가 읽습니다. 우리를 당신의 ‘사랑하는 나의 임, 내 아내’ 라고 불러주시는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맞았습니다.

{ 서신 } 고린도전서 12장 3-9, 11절 …. [3] 그래서 여러분에게 일러둡니다마는 하느님의 성령을 받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예수는 저주 받아라.” 하고 욕할 수 없고 또 성령의 인도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는 주님이시다.” 하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 [4] 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분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5]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6] 일의 결과는 여러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주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7]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8] 어떤 사람은 성령에게서 지혜의 말씀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지식의 말씀을 받았으며 [9]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믿음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병 고치는 능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 [11] 이 모든 것은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나누어주십니다.

* = * 우리 인류를 구원하신 구주는 단 한 분이시지만, 그는 모든 이들의 구주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에게 각 가지 은사를 주셔서, 자기가 받은 바 은사들을 가지고 주님의 교회를 섬기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 사이에서 자기가 받은 은사를 남의 것과 비교하면서 남을 나보다 못하게 여겨서도 안 되며, 누가 더 중한 존재고 누가 가치가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다만 주신 바 은사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용하면서, 우리의 공동체인 교회의 선교를 위하여, 공동 이익이 되게끔 섬겨야 할 것입니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 복음 } 요한복음서 2장 5-11절 …. [5] 그러자 예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일렀다. [6] 유다인들에게는 정결 예식을 행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 예식에 쓰이는 두 세 동이들이 돌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 [7]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8]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9]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물을 떠간 그 하인들은 그 술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잔치 맡은 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술맛을 보고 나서 신랑을 불러 [10] “누구든지 좋은 포도주는 먼저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다음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 법인데 이 좋은 포도주가 아직까지 있으니 웬일이오!” 하고 감탄하였다. [11]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

* = * 창조주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첫 번째 기적으로 하필이면 포도주를 만드시는 일을 하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또, 자원해서 하신 일도 아니었고, 어머니의 안타까운 요청에 의해서 타의적으로 행하신 기적이었다는 점도 우리들을 의아하게 만듭니다. 성모의 입장에서 신적인 존재이신 아들을 고작 그런 사사로운 부탁이나 하는 대상으로 여겼었는가,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점을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신적 존재임을 드러내기를 꺼리고 계셨습니다. 다만 그의 공생애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신적 존재임이 드러나더라도 상관을 하지 않으셨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마치 예수님의 첫째 표적이 이것이었다고 순번을 매기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이 무슨 그리 놀랄 일입니까? 아무 것도 없는 데서 포도주를 만드셨다 해도 그것이 놀랄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두 번 다시 없을 ‘신이시며 인간이신 존재’로서 인간세상에 오신 목적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는 대속제물로 목숨을 바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므로 ‘영원히 죽어 마땅한 수많은 인간들을, 영생의 소망이 있는 존재들로 탈바꿈해 주신 일’ 만큼 엄청나게 놀랍고도 큰 기적이 세상에 어디 또 다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일의 수 만 배, 수 억 배 놀랍고도 엄청난 기적이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십자가에 오르시어 단 한 번의 죽음과 부활로써 이루신 이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의 구원역사를 온 마음으로 찬양합니다. 이 구원역사를 저희의 힘과 기회를 다해 증거하게 하시고, 이것이 저희의 일생을 바쳐 수행할 영광스러운 일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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