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후 5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 6장 6-9절 …. [6] 그러자 스랍들 가운데 하나가 제단에서 뜨거운 돌을 불집게로 집어가지고 날아와서 [7] 그것을 내 입에 대고 말하였다. “보아라, 이제 너의 입술에 이것이 닿았으니 너의 악은 가시고 너의 죄는 사라졌다.” [8] 그 때 주의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누구를 보낼 것인가?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하고 내가 여쭈었더니 [9] 주께서 이르셨다. … ”
{ 서신 } 고린도전서 15장 5-10절 …. [5]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8]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9] 나는 사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교회까지 박해한 사람이니 실상 사도라고 불릴 자격도 없습니다. [10] 그러나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덕입니다. …
{ 복음 } 루가 복음서 5장 7-11절 …. [7]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같이 고기를 끌어올려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두 배에 가득히 채웠다. [8] 이것을 본 시몬 베드로는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9] 베드로는 너무나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겁을 집어먹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들과 [10] 제베대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똑같이 놀랐는데 그들은 다 시몬의 동업자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11]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 = * ( 1 ) 오늘의 세 가지 본문은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에 관련한 말씀들입니다. 이사야도 큰 선지자였고, 바울과 베드로 모두 큰 사도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남다른 훌륭한 점이 있어서 부르심을 받게 되었는가 생각하면서, 모든 본문들의 전후를 살펴 보니, 어떤 해답도 본문 속에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그 세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하느님께서 택하실 만한 자격이 그들에게 없음을 그들 입으로 고백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사야는 “큰일났구나. 이제 나는 죽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 입술이 더러운 사람들 틈에 끼여 살면서 만군의 야훼, 나의 왕을 눈으로 뵙다니!” 하며 탄식하고 있었습니다. 겸양을 떠는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느님을 뵈면 안될 사람이 뵙게 된 것을 죄송스럽게 여기면서 그의 입으로 아무 지어냄 없이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바울이 ‘사도 중의 사도’인 것을 우리가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말하기를, “(나는) 팔삭둥이 같은 자”(본문 8절)라 했고, “(나는) 죄인들 중에서 가장 큰 죄인”(딤전 1:15) 이라고 했습니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사도로 부르시기도 전에 먼저 실토하기를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라고 했습니다.
역시 하느님께서 사도로 쓰시기 위하여 부르시는 대상은, 스스로 쓰임 받을 자격이 없음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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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교회 역사에서, 지난 250 년 동안 세계 복음전도자로 크게 기여한 이들 일곱 명을 뽑아서 그들의 이력서 상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검토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이들을 탰하셨는지 아십니까?
가) 윌리암 캐리(1761 – 1834) :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구두수선공으로 생활을 영위했습니다. 독학으로 성경공부를 하여, 인도에 자급선교사로 가서 평생을 바쳤습니다.
나) 허드슨 테일러(1832 – 1905) : 병약한 청년으로 모두가 걱정하는 가운데 중국 선교사로 떠났습니다. 다른 선교사들과는 달리 ‘내지선교’에 관심을 두어, 수많은 영혼들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다) 챨스 스펄전(1834 – 1892) : 그는 신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19세 때에 복음전파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고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설교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였습니다.
라) 드와이트 무디(1837 – 1899) : 구두수선공이었습니다. 정규교육을 거의 안 받은 셈입니다. 말솜씨도 없었고, 신학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평생 부흥사로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했으며, 자신은 다니지 못한 신학교를 그의 평생에 설립했습니다.
마) 사무엘 모펫(1864-1939) : 그가 한국 개척선교사가 되겠다고 지망했을 때에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는 그의 건강을 염려하여, 미국내의 선교를 권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한국에 와서 평양을 ‘극동의 예루살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복음화시켰습니다.
바) 고리 텐 붐(1892 – 1983) : 시계공을 하던 여자였습니다. 2차대전 시에 독일 나치군에 쫓기는 유대인을 피신시킨 죄로 강제수용소에서 장기수로 살았습니다. 수용소 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전후에, 출감하여 순회선교사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 빌리 그레엄(1918 – 2018) : 어렸을 적에 말주변이 없다고 농부인 부모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은혜 가운데 한껏 노력하여 복음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대형 전도대회를 세계 곳곳에서 개최했고, 특별히 젊은 세대를 복음으로 인도하는 데에 공헌했습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를 위해 신앙분야의 자문역을 했습니다.
이만 하면, 우리가 복음전도자가 되기 위해 우리의 어떤 면에서도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께서 저희를 보시는 눈은, 믿음과 순종에 전적으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저희에게 믿음과 순종의 은총을 주시옵소서. 겸허히 섬기는 중에 하느님의 도움을 받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