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창세기 1장 1-19절 …. {1]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으셨다. [2] 땅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않고 아무 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깊은 물 위에 어둠이 덮이었으며, 그 위에 하나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3] “비추어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빛이 생겨났다. [4]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그 빛이 좋았다. 하나님께서는 밝음과 어둠을 나누시어, [5] 밝음을 낮이라 부르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이렇게 첫날의 밤낮 하루가 지났다. [6]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기고 물과 물 사이가 갈라져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7] 하나님이 이렇게 창공을 만들어, 창공 아래 있는 물과 창공 위에 있는 물을 갈라놓으셨다. [8] 하나님께서 창공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이렇게 이튿날도 밤낮 하루가 지났다. [9] “하늘 아래 있는 물이 한곳으로 모여 마른 땅이 드러나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0] 하나님께서는 마른 땅을 육지라 부르고, 물이 모인 곳을 바다라 부르셨다. 이렇게 이튿날도 밤낮 하루가 지났다. [11] “땅에서 푸른 움이 돋아나라! 땅 위에 낟알이 맺는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의 움이 돋아나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2] 그리하여 땅에는 푸른 움이 돋아났다. 낟알이 영그는 온갖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의 움이 돋았다.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13] 이렇게 사흗날도 밤낮 하루가 지났다. [14] “둥근 하늘에 빛이 생겨 밤과 낮을 갈라놓고, 절기와 나날과 해를 나타내는 징표가 되어라! {15] 또 둥근 하늘에서 빛이 땅을 널리 비추어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6]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만드신 두 큰 빛 가운데 더 큰 빛은 낮을 다스리고, 작은 빛은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또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나님께서는 이 빛나는 것들을 둥근 하늘에 걸어 놓고 땅을 비추게 하셨다. [18] 그리하여 밝음과 어둠을 갈라놓으시고 낮과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19] 이렇게 나흗날도 밤낮 하루가 지났다.
* = * ( 1 ) 세상의 모든 책의 저작권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쓰기는 인간이 썼지만, 인간이 자기 지혜로 쓴 것이 아님을 공개확인하면서 저작권은 하나님께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작성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그들에게 일러 주시는 말씀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작성은 인간이 했기 때문에, 더러 오자도 있고,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내용도 있고, 과학지식과 상반되는 말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 언어의 한계 때문이거나, 지식의 결여 때문이거나, 인간의 착오 때문인 것이지 하나님께서 오류를 일으키신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역사책도 아니고 현장 르뽀도 아닙니다. 성경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책도 아니고, 무슨 율법전서 같은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전하시기를 간절히 바랐던 내용들을 한 데 엮어서 주신 책입니다.
그러므로 성경 속에서 과학적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불평하거나, 논리적이 아니라거나, ‘누가 현장에서 그렇게 소상한 취재를 했다는 말이냐’ 며 따질 문제가 아니라, 문맥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 소중합니다.
이것은 마치 전장에 나가 있는 아들에게 그의 부모가 보낸 편지를, 문법이 맞지 않다거나, 횡성수설했다고 불평하며 읽을 아들이 없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담뿍 담긴, ‘잘 싸우고, 살아서 돌아오라’는 메시지로 읽어야 하듯,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궁극적인 소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 2 ) 오늘의 본문은 창세기 1장의 절반 분량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을 창조하시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자연과학 책, 즉 천체물리학개론이 아닙니다.
창세기 1장은 나름대로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것을 대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 <우주와 자연과 역사에는 한 주인이 계시다.>
‘창세기’ 라는 말 자체는, ‘어떻게 천지가 창조되었는가 ’를 말하는 책으로 보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진리인데, 곧 ‘하나님께서 우주의 주인이시라’ 는 지식입니다.
인간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하고 첫째가는 지식은, 하나님께서 계시고, 그분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그분에게 우주를 창조하신 목적이 있었고, 특별히 인간을 우주 속에 창조하신 일은 모든 피조물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입니다.
나) <우주 안에는 질서가 있고 조화가 있으며, 잘 계획되었고 변함없을 한 원리에 의해 운행되는 것이 하나님의 피조물의 세계다.>
아마도 오늘날의 다소의 과학지식을 구비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통하여 ‘창세기’를 기록하셨다 해도, 최초에 쓰여진 창세기와는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뛰어났던 과학자 뉴턴도 그의 말년에 말하기를, “나는 바닷가에서 돌을 줍는 소년과 같다. 진리의 넓고 깊은 바다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고 말했습니다.
이 미지의 세계의 비밀을,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인간에게 알려주신 책이 성경입니다.
다) 오늘의 본문 곳곳에서, 각 단계의 창조를 매듭지으실 때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다’ 라고 쓰여 있습니다. 좋아하신 모습을 어떤 관찰자가 있어서 이런 기록을 했겠습니까?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가 사랑하시는 대상, 곧 인류를 위하여 우주를 지으셨으며, 그 설계도 완벽했을 뿐만 아니라, 이루어진 창조에 대해서도 대단히 만족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실험적인 것도 아니었으며, 실패작(니체, 쇼펜하우어, 까뮈 같은 사람들의 말)이나 미완성도 아니고, 완제품이며 성공적인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과학자가, 인류는 80년 이내에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완벽한 것이어서, 그 과학자의 말이 염려의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면, 저주의 말에 해당합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의 조건이 아무리 극악해졌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의 지식의 너머에 있습니다.
<기도> 크고 오묘하신 사랑으로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 그 속에 저희 인류를 지어주셨음을 감사 찬양 드립니다. 이 속에서 저희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하나님의 자녀답게 거룩하고, 의로우며, 서로 성실히 섬김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