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의 실체를 본 사람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복음 } 마가복음서 9장 2-10절 …. [2] 그리고 엿새 뒤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과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3]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빨래꾼이라도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4] 그리고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예수와 말을 주고받았다. [5] 그래서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라삐님,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에는 라삐님을, 하나에는 모세를, 하나에는 엘리야를 모시겠습니다.” [6]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런 말을 했던 것이다. 제자들이 겁에 질렸기 때문이다. [7] 그런데 구름이 일어나서, 그들을 뒤덮었다. 그리고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났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8] 그들이 문득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없고, 예수만 그들과 함께 계셨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명하시어, 인자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10] 그들은 이 말씀을 간직하고,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를 서로 물었다.

* = * 우리들의 인생에서 가장 요긴한 것은 하나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일입니다. 그래야 우리들의 이웃을 보는 눈이 바로 열리게 되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우리들의 삶이 사랑의 관계로 형성될 때에 이윽고 하나님의 마음을 점차로 깨닫게 됩니다.

이리하여 ‘하나님 사랑 – 이웃 사랑’이라는 하나님의 백성의 삶의 전형이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신비의 세계에 계시는 분이므로, 하나님의 신비를 경험하기 전에는 하나님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모르니까,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일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성한 사람보다는 중한 병에 걸려 본 사람들이, 전쟁에서 살아 나온 사람들이 태평한 마을에서 곱게 살아온 이들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몇 차례는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일부러 흘리셨습니다. 그것은 영적으로 연약한 인간들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를 사모할 마음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한 번은 제자 세 사람 만 따로 데리시고, 산 위로 올라가서 함께 기도하시던 중에, 하늘나라의 신비 하나를 사람들에게 보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평소에도, 예수님께서 하늘나라와 기도로 연결된 삶을 살고 계셨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의 율법 신앙을 창시한 모세와, 유대인들의 예언 신앙을 창시한 엘리야와 더불어, 장차 십자가를 지실 일에 관해서 대담을 하고 계신 장면을 ‘라이브 중계’보다 더 확실한, 실체로 보게 하셨습니다.

진정 모세와 엘리야는 진지하게 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토론의 내용은 일체 해설되지 않았습니다. 하늘나라의 언어는 서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후에 그 하늘나라의 정경은 구름으로 덮은 후, 거두셨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 들려온 음성이 있었습니다. 그건 천사의 말이 아니었고,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성부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내 아들의 말을 잘 청종하라’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 놓으시고, 아드님을 걱정하기보다 제자들, 곧 인간들을 걱정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아드님과는 밤기도, 새벽기도, 묵상기도로 24시간 교신하고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늘나라의 실체를 인간에게 때때로 보여 주셨습니다. 바울에게도 보여 주셨고, 구약 시대는 물론, 기독교 역사 속에서도 문득 문득 노출하셨습니다. 너무도 영생의 소망을 가지기 힘든 이들을 위해서, 성인들을 통해 하늘나라의 신비를 누설하셨던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삼차원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저희가 살기 때문에, 실물의 노예가 되어 사는 인간에게, 하늘나라가 실체임을 가끔 보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세 제자들에게 보여 주신 하늘나라의 신비 만으로도 저희의 가슴은 뜁니다. 비천한 저희에게도 하늘의 신비를 경험하게 하시어, 저희의 소망이 늘 확실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