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갚기 – 원수용서 – 원수사랑

<공현후 7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창세기 45장 1-11, 15절

(창 45:1-5) [1] 요셉은 시종들 앞에서 복받치는 감정을 억제할 길 없어 “모두들 물러나라.” 하고 외쳤다. 이렇게 요셉은 모든 사람을 물리고 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형제들에게 알렸다. [2] 그가 우는데 울음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이집트의 모든 사람에게 들렸고, 파라오의 집에도 들렸다. [3] 요셉은 형제들에게 털어놓았다. “내가 바로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시다고요?” 형제들은 그의 앞에서 너무나 어리둥절하여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4]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자, 그제야 가까이 옆으로 갔다. 요셉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나를 이집트로 팔아 넘겼지요. [5] 그러나 이제는 나를 이 곳으로 팔아 넘겼다고 해서 마음으로 괴로워할 것도 얼굴을 붉힐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

* = * 구약성경에서 우리들의 흥미를 가장 돋우는 요셉의 열두 형제 이야기의 클라이막스 대목입니다.

이복동생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해서, 이복형 열 명이 뜻을 모아 아예 죽이려다가, 이방인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아버려, 요셉이 오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이집트 총리대신이 되고, 왕을 보좌하면서, 나라가 가장 위태한 시기에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유공자 총리가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곡식이 떨어져, 원수 같은 이복형들이 곡식을 구하러 이집트 땅을 찾아온 때에, 형제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셈이 됩니다.

‘정의의 칼을 받아라’ 하고 원수를 갚을 것이냐, 아니면, 그래도 이복형들인데 모른 체하고 살려줄 것이냐, 고민했겠지요. 요셉은 일단 형들이 잘못을 깨달을 기회를 주기로 작정합니다.

그리고 마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계속되다가, 이윽고 형들이 과거 이복동생 요셉을 기구한 운명으로 만들어 버린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러, 요셉이 형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이 오늘의 본문입니다.

원수 같은 형들 덕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었던 요셉의 통한의 눈물, 그래도 형들을 용서하려는 생각과의 갈등 속에서 속썩었던 호소의 눈물, 그나마 잘못을 조금씩이라도 깨달아가는 형들이, 하느님의 보복적 섭리 앞에 기구한 목숨이라도 살리려고 쩔쩔매는 형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결국 정의는 드러나야 하는 것이냐, 깊은 숙고를 하게 됩니다.

~~~~~

{ 성시 } 시편 37편 1-11, 39-40절

(시 37:6-9) [6] 햇빛처럼 너의 옳음을 빛나게 하시고 대낮처럼 네 권리를 당당하게 해주시리라. [7] 고요하게 지내라. 야훼만 믿어라. 남이 속임수로 잘된다고 불평하지 마라. [8] 화내지 말고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마라. 자신에게 해로울 뿐이다. [9] 악한자는 망하게 마련이요, 야훼를 기다리는 자 땅을 물려받으리라.

* = * ‘정오의 햇빛’(본문 6절)처럼 정의가 밝혀질 것을 의로운 사람들은 애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볕이 가장 강렬한 정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대지 위로 햇볕이 내려쪼입니다.

작디 작은 모래알도 셀 수 있을만큼, 해맑은 대낮처럼 밝게, 사실이 알려지고 정의가 드러나기를 바라는 백성들의 호소가 드높습니다. 그러나 지금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정의도 살아나야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정의만 드러내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십니다.

~~~~~

{ 서신 } 고린도전서 15장 35-38, 42-50절

~~~~~

{ 복음 } 루가복음서 6장 27-38절

(룩 6:27-29) [27] “그러나 이제 내 말을 듣는 사람들아, 잘 들어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28]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라. 그리고 너희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어라. [29]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대 주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주어라.”

* = * 왼 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오른 뺨마저 때리라고 돌려대어주라,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주라, 이것이야 말로, 예수님께서 글자 그대로 빌라도 법정에 끌려가서 실천하신 일입니다.

한없는 용서를 하신 하느님과 예수님께서는, 한없는 승리를 하셨습니다. 한없는 의를 드러내셨습니다. 한없는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

<기도> 주 하느님, 저희의 소박한 용서가 큰 일을 하신다 하셨사오니, 말씀대로 저희에게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의도 드러내며, 용서하는 사랑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나타내도록 성령님,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 <알림> 어제 베트남에 단기선교 왔습니다. 시차(두 시간)가 있습니다. 귀국하는 3월 9일까지, 지금 이 시간 전후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