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요엘서 2장 1, 12-14절 …. [1] 시온에서 나팔을 불어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떨도록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보를 울려라. 야훼께서 거둥하실 날이 왔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 [12] “그러나 이제라도, 야훼의 말이다. 진심으로 뉘우쳐 나에게 돌아오너라. 단식하며 가슴을 치고 울어라.” [13]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너희 하느님 야훼께 돌아오너라. 주는 가엾은 모습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좀처럼 노여워하지도 않으신다. 사랑이 그지 없으시어 벌하시다가도 쉬이 뉘우치신다. [14] 혹시 마음을 돌이키시어 재앙을 거두시고 복을 내리실지 그 누가 알겠느냐? 너희 하느님 야훼께 바칠 곡식과 포도주를 내려주실지 그 누가 알겠느냐?
* = * 사순절 회개의 기간은 40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의 죄를 탕감하시러 속죄의 제물이 되시기 위해 마리아의 몸을 빌어 베들레헴에 갓난아기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가신 것은, 예수님께서 그의 공생애를 마감하시며 갈릴리 지방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마지막 여행을 하시던 기간인 40일을 사순절로 정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회가 이 기간을 회개하는 기간으로 신도들에게 정해 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간은 하느님 앞에 황공한 자세로, 엄숙하고 경건하게 기도하며, 하느님을 진정 나의 주인으로 모시고 순종하며 살았는지를 회개해야 하는 것입니다.
~~~~~
{ 성시 } 시편 51편 1-3, 7-10절 …. [1] 하느님, 선한 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지신 분이여, 내 죄를 없애 주소서. [2] 허물을 말끔이 씻어 주시고 잘못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 [3] 내 죄 내가 알고 있사오며 내 잘못 항상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 [7] 정화수를 나에게 뿌리소서. 이 몸이 깨끗해지리이다. 나를 씻어주소서, 눈보다 더 희게 되리이다. [8] 기쁨과 즐거움의 소리를 들려주소서. 꺾여진 내뼈들이 춤을 추리이다. [9] 당신의 눈을 나의 죄에서 돌리시고 내 모든 허물을 없애주소서. [10]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새로 지어주시고 꿋꿋한 뜻을 새로 세워주소서.
* = * 죄를 생각하면서 ‘죄의 짐’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인간이 죄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날마다 지고다니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가 있습니다.
위의 시는, 다윗왕이 하느님과 사람 앞에 큰 죄를 지어,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날마다 힘들게 살아가던 때에 지은 탄원의 시입니다. 그가 가장 괴로워했던 것은, 죄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사는 동안, 그가 하느님 앞에 예배를 진심으로 드릴 수가 없었던 일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호소하기를, 죄의 짐을 벗겨 주시기를 간절히 빌고 있었습니다. 죄의 허물, 죄의 오물, 죄의 짐을 모두 깨끗이 벗겨 주시기를 간절히 빌고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아직 내려놓지 못한 죄의 짐이 있다면, 회개함으로 이 사순절에 모든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주 하느님 앞에 참 자유로운 예배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
{ 서신 } 고린도후서 5장 20하 – 6장 2절 …. [20하]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이것은 결국 하느님께서 우리를 시켜 호소하시는 말씀입니다. [21]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죄있는 분으로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께로부터 무죄 선언을 받게 되었습니다. [6: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지 마십시오. [6:2]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자비를 베풀 만한 때에 네 말을 들어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주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 = * 평화를 원하십니까? 진정한 평화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죄를 회개함으로 하느님과 원만한 화해를 이루는 데에서부터 옵니다. 사순절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서, 우리들 모두가 하느님께로 돌아오기(회개)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인간에게는, 회개의 기회가 40일이 있다면, 마지막 날까지 회개를 ‘내일’로 미루는 악습이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화해의 기회를 냉큼 붙잡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잃곤하는 어리석음을 지니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회개하는 일에 ‘준비 덜 됐다’고 게으름 피우지 마십시다.
~~~~~
{ 복음 } 마태오 복음서 6장 5-6, 16-18절 …. [5]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마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얼굴을 하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에 그 기색을 하고 다닌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17]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18]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 = *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회개의 지침은 ‘남 몰래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죄를 지은 것은 하느님 앞에서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에게 잘못한 것은 사람 앞에서 사죄를 받아야 하지요. 그러나 회개했다는 표시를 사람들에게 보이고서, 의로운 사람, 죄없는 사람임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은 ‘외식’하는 것으로 보셨습니다.
예전적 교회들은 고해(고백)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관례대로 사제나 목사를 찾아가서 죄를 고백하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성도 여러분, 사순절의 은총은 고죄로부터 시작합니다. 철저한 고죄와 하느님의 풍성한 사죄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들의 범죄한 것을 기억하지 마시고, 엄한 벌을 내리지 마옵소서. 예수님의 보배로우신 피로 구속하신 백성들을 용서하시고, 영원토록 노하지 마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