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8장 5-7절 …. [5] “이 따위 단식을 내가 반길 줄 아느냐? 고행의 날에 하는 짓이 고작 이것이냐? 머리를 갈대같이 구푸리기나 하고 굵은 베를 두르고, 재를 깔고 눕기나 하면 그것으로 다 될 듯싶으냐? 그게 이른바 단식이라는 것이냐? 그러고도 야훼가 이 날 너희를 반길 듯싶으냐? [6]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주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주고 멍에를 풀어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버리는 것이다. [7]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주며 제 골육을 모르는 체하지 않는 것이다.
* = * 회개의 정의를 이렇게 밝히 고전적으로 풀어준 본문이 다시 없습니다. 회개는 재를 뒤집어쓰고, 베옷을 입고, 단식을 하는, 그런 모양을 내는 것이 회개가 아니고, 진정 ‘자기중심적 삶에서 타자중심적 삶으로 옮겨가는 것’이 회개라고 정의해 줍니다.
‘내 자존심이 중요하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이 소중한 삶으로 바꾸어라’고 하시는 말씀인데, 이것은 정의를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닮은 삶을 살기를 바라서, 저나 여러분의 삶이 근본적으로 패턴이 거듭난 삶으로 고쳐지기를 하느님께서 바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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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51편 1-4, 16-18절 …. [1] 하느님, 선한 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지신 분이여, 내 죄를 없애 주소서. [2]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잘못을 깨끗이 없애주소서. [3] 내 죄 내가 알고 있사오며 내 잘못 항상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4]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만 죄를 얻은 몸, 당신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한 이 몸, 벌을 내리신들 할 말이 있으리이까? 당신께서 내리신 선고 천번 만번 옳사옵니다. … [16] 당신은 제물을 즐기지 아니하시며 번제를 드려도 받지 아니하십니다. [17] 하느님, 내 제물은 찢어진 마음뿐, 찢어지고 터진 마음을 당신께서 얕보지 아니하시니, [18] 어지신 마음으로 시온을 돌보시어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쌓게 하소서.
* = * 이 시편에서, 하느님 앞에 범죄한 사람이 마음을 아파하는 것을 봅니다. 마음이 아프지도 않은데 짐짓 마음이 아픈 척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마음의 아픔, 그것은 죄를 통절히 여기고 회개하는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작 우리들의 죄로 말미암아, 마음이 아픈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아프신 마음을 모를 때에는, 우리들이 죄를 짓고도, 마음이 태연합니다.
그러다가, 그 범죄로 말미암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고, 명예가 추락되며, 인기가 사라지고, 처절하게 사회에서 외면 당하기 시작할 때에야, 그 죄로 인해서 내 마음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내 고통이 극에 이를 때에야 하느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간사하고 자기 중심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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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태오 복음서 9장 14-15절 …. [14] 그 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우리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주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자 [15]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곧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 = * 예수님의 제자들이 유대인들의 통상적인 단식기간에 단식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따졌습니다. “선생님네 제자들은 왜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 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선생님은 왜 단식이 중요하다고 가르치지 않나요?” 이 질문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친구 결혼식에 간 사람이 신랑인 친구와 함께 피로연에 앉아서, 단식하자고 하는 게 말이 되나요?’ 라고 하신 것입니다.(마 9:15)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께서 옆에 계신데, 지금은 구세주 곁에 있으니, 기뻐하고, 구세주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지 단식할 때가 아니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나중에 구세주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가 올 터인데, 그 때에는 참 마음으로 단식의 기도를 드려야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지금이 최상의 단식(회개기도)을 할 때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면서, 참 맘으로 회개의 기간을 보냅시다.
이번 사순절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하여 어떤 회개의 기간을 보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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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이 사순절에 저희가 하느님의 마음을 좀 더 알아드리게 하시고, 진정 저희의 그릇된 자세를 고치게 하시며, 전보다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