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8장 9절 하 – 12절 …. [9하] 너희 가운데서 멍에를 치운다면, 삿대질을 그만두고 못된 말을 거둔다면, [10]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자에게 나누어주고, 쪼들린 자의 배를 채워준다면, 너희 빛이 어둠에 떠올라 너희 어둠이 대낮같이 밝아오리라. [11] 야훼가 너를 줄곧 인도하고 메마른 곳에서도 배불리며 뼈 마디마디에 힘을 주리라. 너는 물이 항상 흐르는 동산이요,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줄기, [12] 너희 아들들은 허물어진 옛 터전을 재건하고, 오래오래 버려두었던 옛 터를 다시 세우리라. 너는 ‘갈라진 성벽을 수축하는자’, ‘허물어진 집들을 수리하는 자’ 라고 불리리라.
* = * 다른 사람에게 ‘멍에를 지우는’ 사람들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자신의 별 것 아닌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삼거나, 억압하고, 불의하게 다루고, 고통을 주는 사람을 말하겠지요. 남에게 ‘삿대질’을 하고 ‘못된 말’(저주, 욕설, 그리고 상소리 등)을 하는 사람들도 ‘멍에를 씌우는 자’에 준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요즈음 나라 일을 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삿대질과 못된 말을 일삼습니다. 아무리 나라 일이라 해도 그런 잘못을 마음놓고 범하는 것은 하느님의 노여움을 살 일이라는 말씀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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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86편 1-7절 …. [1] 귀를 기울이소서, 야훼여, 대답하소서. 불쌍하고 가련한 이 몸이옵니다. [2] 당신께 바친 몸이오니, 지켜주소서. 당신께 의지하오니, 이 종을 구원하소서. [3] 당신은 나의 하느님,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매일같이 당신을 부르옵니다. [4] 주여, 내 마음 주를 향하여 올리오니, 당신 종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우소서. [5] 주여, 용서하심과 어지심이 당신의 것이요, 주님께 부르짖는 자에게 한없는 사랑 베푸시오니 [6] 야훼여, 내 기도 들어주시고 이 애원하는 소리를 귀담아들으소서. [7] 주께서 분명코 대답해 주시겠기에, 이 몸이 곤경에 빠져 주님께 부르짖사옵니다.
* = * 오늘 또 다시 다윗의 ‘회개 시‘(시편 86편)를 읽습니다. 안타까이 하느님께 매달리며 용서를 빌면 하느님께서 용서하여 주실 줄 믿는다며 기도하고 있습니다.(본문 4-5절)
‘인간은 죄 짓기 마련이고, 하느님은 용서하시기 마련이다.’ 이런 글을 어느 소설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은 짐짓 죄를 짓겠다는 의도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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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5장 27-32절 …. [27] 이 일이 있은 뒤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셨다. [28] 그러자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섰다. [29]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고 예수를 모셨는데 그 자리에는 많은 세리들과 그 밖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다. [30]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그들의 율법학자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입니까?” 하고 트집을 잡았다. [31]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32]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 = * 하느님께서는 회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편이 아니시고, 회개하는 사람들의 편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사시는 동안, ‘회개할 줄 아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사셨습니다. 율법을 모르는 사람같이 살고 있는 이들을 오히려 율법을 잘 아는 이들보다 친구로 삼기를 좋아하신 듯합니다.
회개할 줄 모르는 바리사이파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핍박을 당하셨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니코데모(요 3:1이하) 라든지, 아리마태 요셉(눅 23:50-51), 그리고 바울 사도와 같은 이들은 바리사이파에 속해 있었지만, 복음을 믿어 예수님을 구세주로 모셨습니다.
회개하는 일이, 하느님을 믿고 사는 일에 이토록 중요한 전제였습니다. 복음의 대표적 증언자 베드로 사도는 말하기를 “여러분은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오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죄를 깨끗이 씻어주실 것”(행 3:19)이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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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의 회개가 온전한 회개가 되게 하옵소서. 남을 억압하는 삶을 그치지 않으면서 회개한다고 말하지 않게 하옵소서. 하느님께서 용서하여 주실 줄 믿는다면서 죄를 범하지 말게 하시고, 철저히 죄의 길에서 돌아서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