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는 자가 받을 보상

<사순절 제1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신명기 26장 5-9절 …. [5]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앞에 아래와 같이 아뢰어야 한다. ‘제 선조는 떠돌며 사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얼마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 몸붙여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불어나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우리를 억누르고 괴롭혔습니다. 우리를 사정없이 부렸습니다. [7] 우리가 우리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께 부르짖었더니, 야훼께서는 우리의 아우성을 들으시고 우리가 억눌려 고생하며 착취당하는 것을 굽어살피셨습니다. [8] 그리고 야훼께서는 억센 손으로 치시며 팔을 뻗으시어 온갖 표적과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모두 두려워 떨게 하시고는 우리를 이집트에서 구출해 내셨습니다. [9] 그리하여 우리를 이 곳으로 데려오시어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 = * 이스라엘 백성의 선조들은, 중동지방의 계속되는 한발로 인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잠시 이집트 땅에 기대어 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노예살이를 하게 되었고, 그들의 인구증가를 억제하려고 아들을 출산하면 강제로 죽이는 조치까지 내렸습니다.

하느님의 장자 백성 이스라엘과 맺은 하느님의 계약, 곧 가나안을 그들의 영원한 땅으로 주시고, 거기서 하느님을 그들의 하느님으로 섬기면, 하느님께서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 주시겠다던 약속을 지키시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자리잡기까지는 광야를 헤매는 오랜 세월의 영적 단련이 필요했습니다.

이와같이 우리들도 하느님의 백성으로 바로서기 위해서는 회개를 통한 단련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사순절의 회개로, 우리들의 신앙이 단련을 받아, 영혼이 하느님 앞에서 바로서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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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91편 9-16절 …. [9] 야훼를 너희 피난처라 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을 너의 요새로 삼았으니 [10] 어떤 불행도 너를 덮치지 못하리라. 어떤 재앙도 네 집을 가까이 못하리라. [11] 주께서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여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셨으니, [12] 행여 네가 돌부리에 발을 다칠세라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떠받들고 가리라. [13] 네가 사자와 독사 위를 짓밟고 다니며, 사자 새끼와 큰 뱀을 짓이기리라. [14] “나에게 부르짖는 자를 내가 건져주며 나의 이름을 아는 자를 내가 높여주리라. [15] 나를 부르는 자에게 대답해 주고 환난 중에 그와 함께 있으리니 나는 그를 건져주고 높여주리라. [16] 그로 하여금 마음껏 오래 살게 하고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여주리라.”

* = * 본문 14-15절에서 ‘나에게 부르짖는 자’와 ‘나를 부르는 자’란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도우심을 구하는 자를 말합니다.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의 관계가 어그러진 것을, 돌이켜 통절히 회개하며 하느님 앞에 ‘부르짖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을 외면치 않겠다는 약속이야말로, 우리들이 하느님의 이름을 찾아야 하는 충분 조건입니다. 얼마나 복된 조건입니까? 도우심도 받고, 하느님이 내 편이 되시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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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로마서 10장 8-13절 …. [8] 하느님께서 “말씀은 네 바로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하셨는데 이것은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을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9]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11] 성서에도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 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12]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아무런 구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복을 내리십니다. [13]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리라.” 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 = * 저는 한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로 외부활동을 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은 명함이 속 주머니에 가득했습니다. 언젠가 그 명함 가운데서 제가 찾는 명함이 있을까 하여 집에는 명함을 정리해 두는 앨범같은 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많은 명함들을 다시 찾는 예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명함은 받을 때만 정중히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 이름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의 생애가 끝나고, ‘요단강을 건널 때’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할 이름, ‘그리스도 예수’, 그 이름 만은 우리들의 입에서, 우리들의 뇌리에서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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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4장 3-4, 6-9, 12-13절 …. [3] 그 때에 악마가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하여 보시오.” 하고 꾀었다. [4] 예수께서는 “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 [6]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저것은 내가 받은 것이니 누구에게나 내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수 있소. [7] 만일 당신이 내 앞에 엎드려 절만 하면 모두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8]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9] 다시 악마는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시오.” …. [12] 예수께서는 “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지 마라’ 하는 말씀이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이렇게 여러 기지로 유혹해 본 끝에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를 떠나갔다.

* = * 예수님께서는 마귀에게 시험을 당해야 할 존재가 아니십니다. 다만 인간의 몸으로 인간 세상에 사시면서, 인간들처럼 마귀의 시험을 받으시면서, 어떻게 마귀의 시험을 극복할 것인가를, 보여 주시기 위해 시험을 당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귀의 시험을 이기신 힘은 세 가지 근본에서부터 나왔습니다. 첫째로, 예수님께서 만유의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마귀의 꾀에 넘어가실 분이 아니셨습니다. 둘째로, 예수님께서는 온전히 인류를 위하여 모든 것, 곧 목숨마저 주시러 오신 분이셨기 때문에, 어떤 세속적인 욕심을 품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실 헛점이 없으셨습니다. 셋째로,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의 본체이셨기 때문에 ‘말씀’으로 마귀를 대적하셔서, 마귀가 도저히 치고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첫째만 빼고, 둘째와 셋째, 곧 욕심을 비우고, 말씀으로 무장을 한다면, 마귀를 능히 물리칠 힘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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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이 사순절에 회개와 말씀으로 저희가 영적 무장을 갖추게 하옵소서. 마귀의 시험 앞에, 저희가 저희 능력으로 대적하려 하지 말고, 예수님의 이름을 불러 마귀를 곧 물리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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