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12일, 본문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구약 } 이사야서 1장 16-20절 …. [16]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17]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어라.”
[18]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오너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빛과 같다 하여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며, 진홍빛과 같이 붉어도 양털과 같이 희어질 것이다. [19] 너희가 기꺼이 하려는 마음으로 순종하면, 땅에서 나는 가장 좋은 소산을 먹을 것이다. [20] 그러나 너희가 거절하고 배반하면, 칼날이 너희를 삼킬 것이다.” 이것은 주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다.
{ 복음 } 마태복음서 23장 1-12절 …. [1] 그 때에 예수께서 무리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다. [3] 그러므로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것은 무엇이든지 다 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르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는 않는다. [4] 그들은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 데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경문 곽을 크게 만들어서 차고 다니고, 옷술을 길게 늘어뜨린다.
[6] 그리고 잔치에서는 윗자리에,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며, [7] 장터에서 인사 받기와, 사람들에게 랍비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 그러나 너희는 랍비라는 호칭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선생은 한 분뿐이요, 너희는 모두 형제자매들이다. [9] 또 너희는 땅에서 아무도 너희의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분, 한 분뿐이시다 [10]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호칭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 너희 가운데서 으뜸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 = * ( 1 ) 유튜브 자료를 보다가 깜짝 놀랄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신도의 교회’를 태동시키려는 단체가 출범할 것이라는 뉴스와 함께 그 배경을 해설한 자료였습니다. 말하자면, 목사나 사제 같은 성직자가 없는 교회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직감적인 위기를 느꼈지마는, 그들을 동조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제발 교회로 하여금 회개하게는 할 지언정, 교회를 교란 내지 분열시키는 결과는 없었으면 하고 기원하고 있습니다.
성직자가 없는 교회를 지향하는 이유는, 1) 성직자들의 덕성이 개체교회를 지탱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2) 성직자들의 일방적 선포 형식의 강단설교보다 신도들이 함께 둘러앉아 성경을 공동으로 공부하는 편이 성숙된 신앙으로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 3) 교회재정의 지출부문에서 인건비와 교회유지비의 비중이 너무 커서 교회의 본무인 선교와 구제, 즉 outreach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4) 교회행정이 민주적이지 않고, 특정인들의 독주현상을 극복하고 싶다는 점, 5) 성직자들의 성공주의 사고, 인본주의 사고, 그리고 교파주의 사고가 ‘교회를 교회 되지 못하게 한다’는 점, 등등을 거론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하나의 성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말 회개합니다. 은퇴한 지금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위에 언급한 사항들이 교회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고칠 것을 어서 고쳐서, 올바로 가는 ‘하나의’ 교회를 유지할 수 있기를 힘쓰겠습니다.
( 2 ) 오늘은 ‘예루살렘의 키릴’ 주교(Cyril of Jerusalem, 315? – 386) 기념일입니다. 그는 주후 350년에 예루살렘의 주교가 되었습니다. 그가 성직생활을 하던 시기는 교회가 *아리안주의로 말미암아 큰 내분을 일으키던 때였습니다.
*아리안주의는 예수님의 신격을 인정하지 않는 이단으로, 기독교 교세의 약 절반 가량이 아리안주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다만 도덕철학자로 보았고, 그의 겸손, 자기희생의 사랑, 정의감, 고결한 인격을 숭배하는 것으로 기독교를 대신하려던 무리였습니다.
그 당시는 로마제국의 기독교박해 시대는 끝나고,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었지만, 신앙적 토대가 확고하지 못해서 지방마다 서로 다른 신앙노선을 가고 있었습니다. 가장 행정력이 강대한 순서를 꼽는다면, 로마,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예루살렘, 가이사랴 순이었습니다.
그리하여 360년에 아리안파들이 모여 아리안에 동조하지 않던 키릴주교를 그가 주교로 있는 예루살렘교회에서 파면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러나 율리안 황제가 즉위한 후, 그의 칙서로 키릴을 복권시켰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아리안파를 지지하는 황제 발렌스가 즉위하면서 367년에 다시 추방 당했습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나서야, 다시 복권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재직기간의 대부분을 파면과 추방으로 보낸 키릴은 신학적 논객으로서의 재능은 부족했지만, 설교자로서 그가 쓴 ‘초입신자들에게 주는 23개의 설교’가 지금도 남아, 기나긴 기독교 역사 속에서 신앙의 바른 지침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후 제4세기의 도덕철학과 기독교 신앙의 결전에서 승리함으로 기독교 신앙을 보존한 역사를 남긴 분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교회가 안수하여 세운 성직자들이 진정 ‘선한 목자’들로 살아, 머리 되시는 성자 예수님의 교회라고 부르기에 합당한 교회들로 바로 설 수 있게 하시고, 주님의 양무리들이 낙심하는 일 없게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