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할 죄가 없다는 분들에게

<사순절 제3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5장 6-9절 …. [6] 야훼를 찾아라. 만나주실 때가 되었다. 그를 불러라. 옆에 와 계신다. [7] 불의한 자는 그 가던 길을 돌이켜라. 허영에 들뜬 자는 생각을 고쳐라. 야훼께 돌아오너라. 자비롭게 맞아주시리라. 우리의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리라. [8]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 나의 길은 너희 길과 같지 않다.” 야훼의 말씀이시다. [9] “하늘이 땅에서 아득하듯 나의 길은 너희 길보다 높다. 나의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

* = *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는 것, 또는 하느님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 자체가 벌써 인간의 죄입니다. 보이지도 않고, 인간의 오관으로는 의식될 수 없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고 죄가 되는 거냐고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영혼은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존재에 관한 힌트가 우주에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별, 태양, 꽃, 인체, 인간관계, 사계절, 먹거리, 곤충, 바다의 생태, 새들, 바람, 갓난아기의 미소, 음악의 세계, 성경, 우주공간에 떠 있는 지구, 사랑, 눈물,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하느님의 존재를 무시하는 행위들을 자행합니다. 바로 그것이 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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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고린도전서 10장 1, 7-10, 12절 …. [1]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하겠습니다. 모세 때에 우리 조상들은 구름의 인도를 받았고 모두가 홍해를 무사히 건넜습니다. …. [7] 그들의 일부는 우상을 숭배하였는데 여러분은 그들처럼 우상 숭배자가 되지 마십시오. … [8] 어떤 사람들은 음행을 일삼다가 하루에 다 죽어 넘어졌는데 그 수가 이만 삼천 명이나 됩니다. … [9] 또 어떤 사람들은 주님을 떠보다가 뱀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 [10]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불평을 하다가 살육의 천사의 손에 멸망을 당하였습니다. … [12] 자기 발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 * 소위 ‘노인수칙’ 이 있습니다. 제1조가 “넘어지지 마라.” 랍니다. 넘어지면 다리나 엉덩이 뼈를 다치게 되고, 이것이 노인의 경우에는 다른 병으로 파급되어 결국 죽음에 이른답니다.

그러나 ‘넘어지지 마라’ 의 영적 부분의 교훈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위의 서신본문에서 읽듯이, 우상숭배, 음행, 불신앙, 불평불만을 범하는 것이 ‘아담의 큰 넘어짐’(the Fall) 처럼 결정적인 형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존재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으신다고, 그것이 잘못입니까? 그것을 탓하면서, 행악을 일삼다가는 ‘the Fall’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하라고 사도 바울이 애절하게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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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3장 1-5절 …. [1] 바로 그 때 어떤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빌라도가 희생물을 드리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하여 그 흘린 피가 제물에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일러드렸다. [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런 변을 당한 줄 아느냐? [3]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열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죄가 많은 사람들인 줄 아느냐? [5]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 = * 예수님께서는 위의 1절에서 빌라도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의 피가 제물에 섞여 들어간 이야기를 언급하고 계십니다. 이 사건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 4절에서 실로암 탑이 무너져 열여덟 사람이 일시에 죽은 참혹한 사건을 언급하십니다. 이 사건에 관해서도 성경은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이름난 사건들을 언급하시면서, 그들의 죽음이 ‘죄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하지 말라는 말씀이십니다. 회개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 그런 죽음을 당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주님께서 경고하십니다.

그러면 회개하는 사람은 그런 무참한 죽음을 안 당한다는 말이냐고 항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날마다 회개하는 사람일지라도 죽을 수도 있고, 안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팬데믹에서 얼마나 의인들의 죽음이 많았습니까?

하지만 하느님께서 믿음의 사람들의 죽음을 귀하게 여기신다고 시편 기자는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시 116:15) 하느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귀하게 여겨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들의 회개가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회개를 통하여 하느님과의 관계, 하느님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시며, 언제 죽음을 당하더라도, 저희의 죽음은 하느님의 귀하게 여기심을 받아 영원한 삶으로 인도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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