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17일, 본문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열왕기하 5장 9-15절 …. [9] 그리하여 나아만은 군마와 전차를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대문 앞에 와 멈추었다. [10] 엘리사는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달했다. “요르단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11] 나아만은 화가 나 발길을 돌리며 말했다. “나는 당연히 그가 마중 나와 주님이신 그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곳 위에 손을 흔들어 나병을 고쳐 주려니 생각했다. [12] 다마스쿠스의 강 아바나와 파르파르는 이스라엘의 어떤 물보다 더 좋지 않으냐? 그렇다면 거기에서 씻어도 깨끗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 나아만은 성을 내며 발길을 옮겼다. [13] 그러자 그의 부하들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의 아버님, 만일 이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아버님께 몸을 씻기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14]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나님의 사자가 일러 준 대로, 요르단에 내려가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러자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15] 나아만은 수행원을 모두 거느리고 하나님의 사자에게로 되돌아가 그 앞에 서서 말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이 종이 드리는 선물을 부디 받아 주십시오.”
{ 복음 } 루카 복음서 4장 24-30절 …. [24] 그리고 계속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환영을 받지 못한다오. [25] 내가 참으로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3년 6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소. [26]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야를 그들 가운데 누구에게도 파견하지 않으셨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 만 파견했었소. [27]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소.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소,” [28]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은 이 말씀을 듣고 몹시 화가 났다. [29] 그래서 그들은 들고 일어나 예수를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를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다. [30] 그러나 예수께서 그들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 = * ( 1 ) 나아만 장군은 아람(오늘날의 시리아)의 군대(국방) 장관으로, 몇 해 전에 북쪽 이스라엘과 남쪽 유다의 연합군과 싸워 이긴 공훈을 세운 적도 있는 유명한 장군이었습니다. 그에게는 패전국 이스라엘이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다만 자기가 지금 악성 피부병(히브리어 원문에 ‘메초라’라고 했는데, 이것은 우리들이 ‘한센씨 병’ 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음)을 앓고 있는데, 이스라엘에 신묘한 영험을 지니고 있는 예언자에게 가면 그 피부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니까, 그 덕을 좀 보려고, 사례할 금품을 잔뜩 싣고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영험한 예언자 엘리사의 집에 당도하니까, 그는 나와서 인사는 하지 않고 심부름꾼을 내보내서 이르기를, 요르단 강물에 가서 일곱 번 몸을 담그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나아만 장군은 대뜸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났습니다. “목욕을 할 것이면, 저따위 쫄쫄 흐르는 요단강에 비할 것도 아닌 다메섹에 흐르는 강들, 아바나와 파르파르에서 목욕하면 될 것을 뭣하러 여기까지 달려왔단 말이냐?” 하며 돌아가자고 말머리를 돌렸습니다.
그의 부하들이 장군을 말렸습니다. “목욕하라면 하시지요. 그 이상의 힘든 것을 하라 해도 병이 낫는다면 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말리는 통에 나아만은 애써 자존심을 가라앉히고, 요르단 강으로 내려가서 몸을 담갔습니다.
일곱 번 하고 나니까, 그의 피부를 온통 덮고 있던 병적 증상들은 간데 없이 다 사라지고, 깨끗한 어린아이의 피부같이 되었습니다. 나아만은 물론 그와 함께 동행했던 아람 사람들이 크게 놀라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때 나아만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했습니다. “각 민족과 각 나라에 신들이 있다지만, 진정한 신은 이스라엘 밖에는 안 계시다.”
그가 자존심이 상한다며 펄펄 뛰던 나머지 그냥 다메섹으로 돌아갔더라면 그는 군대 장관이고 뭐고, 인생을 초라하게 마무리할 뻔했습니다.
( 2 ) 하나님 앞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자존심 내려놓고, 죄를 자백하는 마음으로, 또는 자신의 집안의 부끄러운 허물을 모두 드러내면서, 찬송을 작사한 큰 믿음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 ” 를 지은 존 뉴턴(John Newton), “나는 길 잃은 나그네였네 죄 중에 헤매이는데 … ” 를 지은 김연준,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를 지은 전영택, 이분들은 모두 훌륭한 고해자들이었습니다.
아마도 하늘 나라에 이른 사람들이 함께 부르기를 가장 즐기는 찬송이 존 뉴턴의 ‘Amazing Grace’일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자존심 때문에 회개의 기회를 발로 차버렸던 저같은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분들이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자존심을 꺾어버리고, 기꺼이 하나님 앞에 저희의 죄를 자복하고, 그 옛날 장군 나아만이 놀랍게 깨끗한 몸으로 요르단 강에서 나왔듯이, 저희가 깨끗한 영혼으로 주 앞에 서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