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복음을 풀지 못한다

<사순절 18일, 성모수태고지일, 본문 묵상> …….. (새번역)

{ 구약 } 이사야서 7장 10-14절 …. [10] 주님께서 아하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나님에게 징조를 보여 달라고 부탁하여라. 저 깊은 곳 스올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무엇이든지 보여 달라고 하여라.” [12] 아하스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저는 징조를 구하지도 않고, 주님을 시험하지도 않겠습니다.” [13] 그 때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들으십시오. 다윗 왕실은 백성의 인내를 시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이제 하나님의 인내까지 시험해야 하겠습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친히 다윗 왕실에 한 징조를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가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입니다.”

* = * 위의 본문 14절에 있는 ‘처녀가 잉태하여’의 ‘처녀’는 히브리어 성경에 ‘알마, alma’ 라는 단어의 번역입니다. 히브리어로 ‘젊은 남자’를 말할 때 ‘엘렘, elem’ 이라는 단어를 쓰고, 그것의 여성 변화가 ‘알마’ 입니다. 그러므로 문자적으로 ‘성적 성숙이 된 여인’을 말하는데 이 단어를 ‘동정녀’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주전 3세기에 알렉산드리아 근교에서 구약성경의 최초의 희랍어번역본인 ‘칠십인역’(‘LXX’)을 작성하는 역사적인 작업이 있었습니다. 그 희랍어번역에서, 작업에 참가한 70명이 모두, 이사야서 7:14의 ‘알마’를 ‘동정녀’(희랍어, Parthenos)로 번역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을 번역할 때마다 ‘70인번역’의 견해를 따라 이사야서 7:14의 ‘알마’를 ‘동정녀’로 번역했고, 무리없이 ‘동정녀탄생 교리’가 탄생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동정녀 탄생’ 교리는 기독교 역사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이 교리를 모든 중요한 신조(사도신경, 니케아신경, 아타나시오신경)에 담은 채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신조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관철된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포기되어야 한다면, ‘하나님의 창조 신앙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냐’는 강력한 질문이 그 뒤를 따를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흙으로 아담을 빚으시고 그 코에 숨을 넣어 인간을 창조하신 사실을 믿는 한, 그리스도께서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어 탄생되신 것 역시 믿어야 한다고 정리하고서, 일체의 논란을 끝맺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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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히브리서 10장 8-10절 …. [8]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주님은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를 원하지도 기뻐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것들은 율법을 따라 드리는 것들입니다. [9] 그 다음에 말씀하시기를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첫 번째 것을 폐하셨습니다. [10]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써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 = * 위의 9절에 ‘첫 번째 것’과 ‘두 번째 것’이라는 어휘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것’이란 유대인들이 지켜 오던,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제사를 말합니다. ‘두 번째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셔서 만민의 죄를 사하신 단 한 번의 속죄 제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두 번째 것’(십자가의 제사)을 드림으로써 ‘첫 번째 것’(유대인의 속죄제)이 다시는 필요하지 않도록 만드셨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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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누가복음서 1장 34-38절 ….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 *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아(그리스도)였습니다. 이 엄청난 하나님의 구원 섭리(계획)에 인간이 참여했다는 것은 진실로 신비요, 초논리이며, 기적이요, 은혜입니다.

거기에 인간 마리아가 있습니다. 그 신비와 초논리, 기적과 은혜의 역사 중심에 인간 마리아가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믿음의 순종(눅 1:38,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위에 하나님의 아들의 ‘the Incarnation’ (말씀이 육신을 입으신 일)이 이루어졌고, 그녀의 증언의 준비(눅 2:51, “예수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였다”) 위에 기독교의 모교회인 예루살렘 초대교회가 서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믿음의 여인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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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세상의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의 손을 맞잡고 구원 역사를 함께 동역한 믿음과 실천의 여인 마리아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믿음의 사람으로,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힘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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