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반환점을 돌며

<사순절 제20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예레미야서 7장 27-29절 …. [27] 네가 이런 말을 다 일러주어도 이 백성은 너희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외쳐보아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28] 그러니 이런 말이나 하여주어라. ‘이 종족은 저희 하느님 야훼께서 무슨 말씀을 하셔도 듣지 않는 것들, 아무리 꾸짖어도 귓전으로 흘리는 것들, 이제 진실은 사라졌다. 진실을 말하는 입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9] 너희는 머리채를 잘라버리고 언덕 위에 올라가 만가나 읊어라. 그 하는 짓이 노여우시어 야훼께서는 이 세대를 내던지셨다.’

{ 만도 2과 } 요한복음 8장 21-24절 …. [21]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간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찾다가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을 터이니 내가 가는 곳에는 오지 못할 것이다.” [22] 이 말씀을 듣고 유다인들은 “이 사람이 자기가 가는 곳에 우리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니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하고 중얼거렸다. [23]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지만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 [24] 그래서 나는 너희가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죽으리라고 한 것이다. 만일 너희가 내가 그이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그와 같이 죄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죽고 말 것이다.”

{ 성시 } 시편 95편 6-8절 …. [6] 어서 와 허리 굽혀 경배드리자. 우리를 지으신 야훼께 무릎을 꿇자 [7] 그는 우리의 하느님, 우리는 그의 기르시는 백성, 이끄시는 양떼. 오늘 너희는 그의 말씀을 듣게 되리니 [8] “므리바에서, 그 날 마싸 광야에서의 너희 선조들처럼, 너희는 마음을 완고하게 굳히지 마라.

{ 조도 성시 } 시편 42편 1-2, 5절 …. [1] 암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하느님,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 [2] 하느님,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 당신이 그리워 목이 탑니다. 언제나 임 계신 데 이르러 당신의 얼굴을 뵈오리이까? … [5] 어찌하여 내가 이토록 낙심하는가? 어찌하여 이토록 불안해 하는가?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나를 구해 주신 분, 나의 하느님, 나는 그를 찬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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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제 원적지는 평안남도 용강군입니다. 그 지방의 속담으로 “강서 올꾸니(얼간이, 바보) 용강 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강군에 이웃한 강서군에 한 부잣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 영감이 이른 아침 머슴더러 “얘, 올꾼아, 너 오늘 용강 좀 다녀 오렴” 했습니다. 아침상을 물리고 영감은 심부름을 시키려 머슴 올꾸니를 찾았지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괘씸하게 생각하면서 하루를 지냈는데, 저녁 녘이 다 되어, 울꾸니가 온통 땀으로 옷을 적신 채, 후줄근해서 나타났습니다. 영감은 노기 띤 어조로 물었습니다. “올꾸니, 이 녀석아, 용강 심부름시키겠다고 아침에 내가 말하는 것 들었지? 그런데 도대체 하루 종일 어디 갔다 지금 오느냐? 괘씸한 놈 같으니라구.”

그러자 올꾸니가 대답했습니다. “예, 그래서 제가 분부하신대로 용강 갔다가 지금 돌아오는 중입니다.” “엥? 네게 내가 말한 게 잘못이지..!”

사순절이 절반 지나 이제 반환점(제20일)을 돌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사순절 회개가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가요? 혹시 사순절의 취지가 희미한 채로 지난 20일을 허송한 것은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 2 ) 사순절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몇 가지 점에서 다시 권고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 속에서 그 권고를 찾아봅니다.

가) 성령님의 일깨우심에 무감각, 무반응했던 것에 대해 하느님께서 노하여 계십니다. … “하느님 야훼께서 무슨 말씀을 하셔도 듣지 않는 것들, 아무리 꾸짖어도 귓전으로 흘리는 것들”(렘 7:24) 이라고 우리들을 향하여 꾸중하고 계십니다.

나) 예수께서 그리스도시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이 가장 근원적인 죄라고 지적하십니다. … “만일 너희가 내가 그이(메시아)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그와 같이 죄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죽고 말 것이다.”(요 8:24)

다) 지금이라도 속히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양무리에 분명히 속하여 살 것을 권유하십니다. …. “우리를 지으신 야훼께 무릎을 꿇자. 그는 우리의 하느님, 우리는 그의 기르시는 백성, 이끄시는 양떼.”(시 95:6-7)

라) 회개의 종점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 만이 우리들의 살 길임을 명시합니다. …. “어찌하여 내가 이토록 낙심하는가? 어찌하여 이토록 불안해 하는가?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나를 구해 주신 분, 나의 하느님, 나는 그를 찬양하리라.”(시 42:5, 11, 43:5)

<기도> 주 하느님, 이 사순절이 진실로 저희의 복된 사순절이기를 기도합니다. 통절한 돌이킴으로, 예수 그리스도 만이 저희의 소망이심을 다시 깨닫게 하시고, 목자 되신 주 그리스도의 양떼에 분명히 속하여 삶으로써 부활의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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