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31일, 디트리히 본회퍼 기념일> …. (공동번역 개정판)
{ 조도 정과 } 예레미야서 25장 33-38절 …. [33] “그 날이 오면 땅 이 끝에서 저끝까지 야훼의 손에 죽은 시체들이 너저분하게 굴러다니리라. 거두어 묻어주며 장사지내 줄 사람이 없어 거름더미처럼 땅 위에 널리게 되리라. [34] 백성의 목자, 민중의 우두머리들아, 땅에 주저앉아 아우성치며 울부짖어라. 너희가 학살당할 날이 오고야 말았다. 너희는 숫양들처럼 흩어지며 쓰러지리라. [35] 백성의 목자, 민중의 우두머리들아, 너희가 도망쳐도 난을 면하지 못하리라. [36] 백성의 목자, 민중의 우두머리들아, 아우성치며 울부짖는 소리가 나는구나. 야훼께서 목장을 휩쓰셨기 때문이다. [37] 야훼께서 분노를 터뜨리시자 번성하던 목장이 쥐죽은 듯 적막하게 되었구나. [38] 사자가 굴을 버리고 떠나듯 야훼께서 당신 백성을 떠나셨기 때문이다.야훼께서 분노를 터뜨리시어 전쟁을 일으키시자 이 백성의 땅이 이토록 끔찍하게 되었구나.”
{ 만도 2과 } 요한복음서 10장 11-18절 …. [11]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12] 목자가 아닌 삯꾼은 양들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도망쳐 버린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가고 양떼는 뿔뿔이 흩어져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15] 이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16]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 양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러면 그들도 내 음성을 알아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바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러나 결국 나는 다시 그 목숨을 얻게 될 것이다. [18] 누가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바치는 것이다. 나에게는 목숨을 바칠 권리도 있고 다시 얻을 권리도 있다. 이것이 바로 내 아버지에게서 내가 받은 명령이다.”
* = *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루터교 목사, 순교자, 1906 – 1945)는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루터교에서 안수를 받아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의 신학은 칼 바르트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았고, 스페인, 미국에서 강사로, 독일 베를린에서 교수생활을 했습니다.
나치에 맹렬히 반대했고, 특별히 반나치운동에 앞장섰던 ‘고백교회’의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활약했습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있던 1939년, 미국에서의 교수직을 그만두고, 한창 전쟁 중인 독일로 돌아왔습니다.
그가 과격한 반나치운동을 벌이던 중 1943년에 체포되었습니다. 그의 신학적 입장은 그의 저술과 특별히 옥중에서 친구들에게 쓴 편지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1945년 오늘(4월 9일) 플롯센부르크 강제수용소에서 나치 경찰에 의해 처형을 당했습니다.
본회퍼가 암살모의를 하던 히틀러는 하느님께서 대신 죽여 주셨습니다. 1945년 4월 30일, 소련군에 의해서 베를린이 포위되었던 때, 그는 베를린의 한 지하벙커에서, 하루 전에 결혼한 에바 브라운이라는 여인과 함께 자살로 생을 마쳤습니다. 연합군에 의해 그의 시체를 공개당하지 않도록, 부하에게 시신을 완전히 태울 것을 당부했습니다.
<<본회퍼의 신학적 입장>>
“교회가 나라의 불의한 처사를 보고도 침묵하고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교회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행동을 통해서 존재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본회퍼는 심지어 나치의 최고 명령권자인 히틀러를 제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암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그룹에 가담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서 그는 체포되었고, 사형을 당했던 것입니다.
그는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금하시는 살인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히틀러의 무자비하고, 수많은 생명을 전쟁의 비극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그 살육행위를 멈추게 하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옳은 일을 아는 자는 그것을 행해야 합니다. 침묵은 배반입니다. ….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그는 우리를 죽음(*생명을 바치는 일)으로 부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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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무엇이 옳은지를 깨달았다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살다가 부르심을 받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