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

<성지주일-고난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0장 5-8절 …. [5] 주 야훼께서 나의 귀를 열어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아니하고 꽁무니를 빼지도 아니한다. [6]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기며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턱을 내민다. 나는 욕설과 침뱉음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다. [7] 주 야훼께서 나를 도와 주시니, 나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어 차돌처럼 내 얼굴빛 변치 않는다.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줄 알고 있다. [8] 하느님께서 나의 죄없음을 알아주시고 옆에 계시는데 누가 나를 걸어 송사하랴? 법정으로 가자. 누가 나와 시비를 가리려느냐? 겨루어보자.

* = * 예수님은 누구신가요? 아무리 흠 잡으려 해도 흠잡힐 데가 없는, 완벽한 정의의 사람, 거룩의 사람, 자비의 사람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이 왜 많은 인간들에게서 온갖 수모와 천대를 받아야 했던가요?

그것은 그 분이 모든 인류의 죄를 대속하실 수 있는 오로지 단 하나의 제물이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은 그 때, 골고다에서 저 ‘이대용‘을 위해 십자가에 대신 달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대신 십자가에 달리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당해야 했던 모든 수치와 아픔과 버려짐을 당하고 계셨습니다. 아주 철저히 당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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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31편 9-13절 …. [9] 야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괴롭습니다. 울다 지쳐 눈은 몽롱하고 목이 타며 애간장이 끊어집니다. [10] 괴로워서 숨이 넘어갈 것 같으며 한숨으로 세월을 보냅니다. 더 견딜 수 없이 기운은 다하였고 뼈 마디마디가 녹아납니다. [11] 나는 원수들의 모욕거리, 이웃들의 혐오거리, 벗들의 구역질감,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피해 갑니다. [12] 죽은 사람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고 쓰레기처럼 버려졌사옵니다. [13] 사람들의 비방소리 들려오며 협박은 사방에서 미쳐 옵니다. 그들은 나를 노려 무리짓고, 이 목숨 없애려고 음모합니다.

* = * 시편의 이 예언은 그 누구를 서술하는 예언이 아니었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분이 당하실,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하실 수난을 예언한 것이었습니다.

예언되었던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예수님께서는 ‘수난의 종’으로 사셨습니다. 우리에게 소망을 주시려고, 우리에게 새 생명 주시려고, 그 모진 고통을 당하신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지막 호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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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필립비서 2장 5-11절 ….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6]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10]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 = * 신약성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필립비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본문 5절 참조) 이라는 가상의 제목의 글을 분석하면서, 두 개의 절로 된 초대교회의 찬송가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첫 절은 6-8절인데, 철저히 아버지의 뜻에 순복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노래하고 있고, 둘째 절은 9-11절의 내용으로, 첫 절에서 수난의 예수님을 노래했다면, 둘째 절에서는 수난의 예수님께서 천추만대에 영광 받으실 구세주가 되셨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가 어떤 멜로디로 이 노래를 불렀을까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사 작가들이 많고, 작곡가들도 많으니, 누군가가 곡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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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23장 33-34, 44-49절 …. [33] 해골산이라는 곳에 이르러 사람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고 죄수 두 사람도 십자가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워놓았다. [34]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고 기원하셨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은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가졌다. … [44]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을 덮어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태양마저 빛을 잃었던 것이다. 그 때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지며 두 폭으로 갈라졌다. [46] 예수께서는 큰소리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시고는 숨을 거두셨다. [47] 이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 사람이야 말로 죄없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말하였다. [48] 구경을 하러 나왔던 군중도 이 모든 광경을 보고는 가슴을 치며 집으로 돌아갔다. [49] 예수의 친지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니던 여자들도 모두 멀리 서서 이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 = * 죄인을 처형하던 로마군인인 백인대장이, “이 사람이야말로 죄없는 사람이었구나!” 라고 말합니다. “잘못된 처형이었다.”는 뜻이겠지요.

‘잘못된 처형’이라는 생각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까지 와서, 처형장 먼발치에서 처형 당하시는 예수님을 눈물 흘리며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들도, ‘왜 의로운 분을 죽이는가! 왜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저 분을 죽이는가!’ 탄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역사의 왜곡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풀려지며, 이분은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친히 보내신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 속죄의 대속제물이시며,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함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천 년이 지난 후에, 저 같은 죄인도 ‘이 분’에 관한 신앙고백으로 죄 사함과 구원의 은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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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예수님의 십자가의 무게를 보탰던 이 죄인을 용서하옵소서. 예수님의 손에 박혔던 못이 더욱 날카롭게 예수님의 손을 찢게 만들었던 저를 용서하옵소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던 창날을 더 깊이 예수님의 몸을 파고 들게 했던 저의 사악함을 용서하옵소서. 다만 예수님의 사죄와 구원의 보혈을 감사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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