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증인들과 증언들

<부활대축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요한복음서 20장 13-16, 18절 ….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14] 뒤를 돌아다 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이 말은 ‘선생님!’ 이라는 뜻이다.) … [18]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 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하였다.

* = *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뵌 이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였습니다. 그는 지극한 정성과, 존경과, 사랑으로 예수님을 따르던 이였습니다. 그것은 그가 예수님께 입은 치유의 은혜와 사죄함의 은혜가 그토록 컸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예수님의 은혜를 입었다고 해서 주님을 정성껏 받들고 따르지는 않습니다. 훌륭한 여제자 막달라 마리아는 그녀의 마음에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랐기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처음 만나 준 사람이 되는 영광을 입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가 무덤가에서 예수님을 뵈온 후 곧장 제자들에게 달려가 부활의 소식을 전했지만, 제자들의 반응은, 우리들이 기대하는 만큼, 환호하거나,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눅 24:10-11)

아마도 막달라 마리아가 일곱 마귀가 들렸다가, 축마의 은혜를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제자들이 그녀의 말을 대뜸 신뢰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눅 8:2 참조)

하지만 그녀는, 지극히 고맙게도, 우리들을 위해 예수님의 부활의 첫 증언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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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 차용 } 사도행전 10장 34, 41-43절 …. [34] 베드로는 이렇게 말을 시작하였다. … [41]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미리 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자기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자로 정하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43] 모든 예언자들도 이 예수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 = * 막달라 마리아가 전하는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먼저 무덤에 찾아갔던 사람은 베드로와 요한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덤은 비어 있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뵐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에 베드로가 다른 제자들과 함께 문을 잠그고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찾아 오셨습니다.(요 20:19 이하) 또 제자 도마와 함께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주님을 뵈었던 일도 있었고(요 20:24 이하), 가장 극적인 해후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갈릴리 호숫가에서 만난 일이었습니다.(요 21:1 이하)

베드로의 증언이야말로 사도들이 전하는 증언 가운데 가장 신뢰할만한 증언이었습니다. 그는 헤롯의 관저까지 갔던 현장증인이었고, 거기서 비록 예수님과의 관계를 부인한 나약한 인간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같은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의 증언이 믿음직스럽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음식을 나누었다’(위의 본문 41절)는 증언이야말로 실증적 부활의 증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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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고린도전서 15장 19-21절 …. [19] 만일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이 세상에만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가장 가련한 사람일 것입니다. [20]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죽었다가 부활한 첫 사람이 되셨습니다. [21] 죽음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온 것처럼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습니다.

* = * 사도 바울의 증언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우리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목격자들 가운데 바울을 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도 부활의 주님을 뵈온 사람임을 분명히하고 있습니다.

모습은 뵙지 못했지만, 환한 빛으로 임하신 예수님께서, 음성으로 그의 귀에 들려주신 말씀은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행 9:5)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일어나서 시내로 들어가거라. 그러면 네가 해야 할 일을 일러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말씀을 귀하게 여겼고, “팔삭동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고전 15:8) 라고 공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이런 못난 사람에게도 부활의 주님이 나타나셨다’ 며 고마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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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 안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증언자가 이 밖에도 여러 명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증언에 의하면, 부활의 주님을 뵌 이가 대략 5백 명은 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5:6) 물론 5백명이 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을 확증하는 충분 조건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복음을 증언해야 했던 시절에, 부활의 증언자가 된 것만 가지고도, 그분들의 증언은 우리가 신뢰할만 합니다.

“하지만 보지 못하고도 믿는 사람에게 은총이 있을 것입니다.”(요 20:29)

<기도> 주 하느님, 예수님의 부활로 죄많은 저희 인류와 화해를 종결 지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그 믿음으로 저희 자신의 부활도 확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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