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잔 마시는 사람이 참 의인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서신 } 요한일서 1장 6-9절 …. [6] 우리가 하나님과 사귀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대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요, 진리를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7] 그러나 하나님께서 빛 가운데 계신 것과 같이, 우리가 빛 가운데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사귐을 가지게 되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주십니다. [8]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우리는 자기를 속이는 것이요, 진리가 우리 속에 없는 것입니다. [9]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셔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 복음 } 마태복음서 20장 20-23절 …. [20] 그 때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아들들과 함께 예수께 다가와서 절하며, 무엇인가를 청하였다. [21]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무엇을 원하오?”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선생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22]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소.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겠소?” 그들이 대답하였다. “마실 수 있습니다.” [2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정말로 너희는 나의 잔을 마실 것이오. 그러나 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히는 그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오. 그 자리는 내 아버지께서 정해 놓으신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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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6.25전쟁이 일어나기 얼마 전, 평양 기림리 저의 집에 제 사촌형이 인민군 복장을 하고 찾아왔습니다. 자기의 삼촌인 제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전방으로 배치되어 가는데, 인사차 왔다고 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소문만 듣던 남침이 이제 곧 시작되겠구나, 하는 비감한 생각에, 사촌형을 꼬옥 가슴에 안은채 슬픈 음성으로 “안 가면 안 된다든?” 하고 물으셨습니다. “오늘 저녁 내로 부대에 돌아오라 했습니다.” 이렇게 헤어진 것이 사촌형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그후, 그가 어느 곳에 배치되었는지 모릅니다. 얼마 후 전쟁은 벌어졌고, 사촌형이 쏜 총알이 어느 한국군의 가슴을 뚫었는지, 아니면 한반도의 자유통일을 위해 왔던 어느 의기있는 유엔군 청년을 해쳤는지, 아니면 짐짓 포로로 잡혀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혔다가 <포로석방>되던 날, 철조망에 걸려 넘어진 것을 빨갱이 포로들이 붙잡아 해쳤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제 사촌형은 착했고, 큰아버지를 따라서 그런대로 신앙생활을 잘 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가 맘 속에 인민군을 탈출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제 아버지는 한때 그런 생각으로 부산에서 사촌형을 기다려 보기도 했습니다.

정의와 불의가 서로 극렬하게 나뉘었을 때에, 정의의 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의와 진리를 위하여 ‘쓴잔’을 마실 수 있을까요?

( 2 ) 야고보와 요한이 그들의 어머니 살로메와 함께 예수님께 와서 절을 하고 뭔가 청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왕위에 등극하시게 되면, 자기 아들 둘을 ‘좌의정과 우의정’ 자리에 앉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십자가의 수난을 눈앞에 내다보고 계셨던 예수님 앞에서 할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자식을 둔 어머니의 속셈은 이렇게 별다릅니다. 아마도 어이없는 살로메의 이 요청에, 예수님께서는 한숨을 내쉬셨든가, 실소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겠느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이때 살로메는 ‘예수님께서 마시게 될 잔’이라는 말의 뜻을 알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마실 수 있다’ 라고 대답했다” 고 한 것을 보면, 살로메도 그의 두 아들들도 모두 같은 음성으로 ‘마실 수 있다’ 고 자신있게 대답한 듯합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조국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하여 대선을 치를 예정으로 있습니다. 국민들은 자기의 선거권을 사용해서, 조국의 미래를 위해 표를 던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선거의 결과>를 자신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하고 표를 던져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자신의 몸만이 아니고, 자기들의 자손의 몸으로 감당할 부분까지 다 그 표 한 장 한 장에 담겨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에게 베푸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저희가 온 몸으로 사랑하게 하옵소서. 이 나라가 하나님을 잘 섬기는 나라 되게 하시고, 그릇된 이념에 종노릇하는 나라 되지 않게 보전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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