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 염소가, 염소가 양이 될 수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요한복음서 10장 26-29절 …. [26] 그러나 너희는 내 양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믿지 않는다. [27]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온다. [28]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29] 아버지께서 내게 맡겨주신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아무도 그것을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갈 수 없다.

{ 조도 정과 } 지혜서 3장 1, 5, 8, 10-12절 ….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에 있어서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을 것이다. … [5] 그들이 받는 고통은 후에 받을 큰 축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 뜻에 맞는 사람들임을 인정하신 것이다. … [8] 그들은 민족들을 다스리고 백성들을 통치할 것이며 주님이 무궁토록 그들의 왕으로 군림하실 것이다. … [10] 그러나 악인들은 그들의 그릇된 생각 때문에 벌을 받을 것이다. 의인을 무시하고 주님을 배반하였기 때문이다. [11] 지혜와 가르침을 멸시하는 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들의 희망은 공허하고 그들의 노력은 헛되며 그들이 하는 일은 무익하다. [12] 그들의 아내들은 분별이 없고 자식들은 악에 빠지며 그들의 후손들은 저주를 받는다.

{ 만도 2과 } 루가복음서 6장 20-26절 …. [20]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21] 지금 굶주린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22] 사람의 아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내어쫓기고 욕을 먹고 누명을 쓰면 너희는 행복하다. [23] 그럴 때에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24] 그러나 부요한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는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다. [25]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굶주릴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슬퍼하며 울 날이 올 것이다. [26]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

* = * 오늘의 본문들은 마치 마태복음 25장 31절에서 처럼, 세상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취급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태복음 25장에서는 ‘양과 염소’로 아예 이름도 붙였습니다. 양의 종자가 따로 있고, 염소의 종자가 따로 있는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운명론적으로 양은 어쩔 수 없이 양으로 살고, 그래서 하느님의 상을 받는 이들이 받는 영복을 차지하고, 염소 종자는 어쩔 수 없이 염소가 받을 벌을 받게 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운명론은 성경에 없습니다. 생물학의 용어를 빌려서 말하자면, 양이 염색체가 바뀌어 염소가 될 수도 있고, 염소가 염색체가 바뀌어 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 1:12)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 염소의 종자가 얼마든지 양의 종자로 바뀔 수가 있고, 악령을 따라 살면, 양의 종자가 염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이 단언하기를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으면 새 사람이 됩니다. 낡은 것은 사라지고 새 것이 나타났습니다”(고후 5:17) 라고 했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정말 잘 들어두어라.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로 들어섰다.(요 5:24)”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양의 종자나 염소의 종자는 이 세상에 살고 있을 때에 판정되는 것이 아니라, <종말에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이 무엇이냐>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인간이 그의 혼(얼)을 악령에게 팔아버리고 산다면, 하느님 앞에서 불순종의 사람으로 살게 될 것이고, 그의 혼(얼)을 성령의 이끄심에 맡기며 산다면 그는 순종의 사람, 곧 빛에 속한 사람, 성령에 속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비록 악령의 꼬임으로 한때 불순종의 염소의 무리에 섞여 살았어도, 복되게, 성령의 인도하심을 좇아 말씀과 성령 안에 거하면 하나님의 자녀, 곧 양의 무리에 속하여 살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로 하여금 말씀과 성령의 인도를 따라 날마다 예배자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