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7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차용 } 사도행전 16장 29-33절 …. [29] 간수는 등불을 찾아 들고 뛰어들어가 무서워 떨면서 바울로와 실라 앞에 엎드렸다. [30] 그리고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두 분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31]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네 집안이 다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고 [32] 간수와 그 집안 온 식구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들려주었다. [33] 간수는 한밤중이었는데도 그 두 사람을 데려다가 상처를 씻어주었고 그 자리에서 그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 = * 이것은 사도 바울로와 실라가 유럽선교의 첫 기착지인 빌립보에서 감옥에 갇혔을 때의 이야기인 것은 여러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간수는 돌연한 지진으로 말미암아 중요한 수감자 바울로와 실라를 놓쳐 버린 줄로 착각하고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자결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바울로와 실라는 지진으로 감옥문이 다 열려진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자결하려던 간수를 말리며 목숨을 건져 주었습니다. 너무나 감동 받은 간수는 사도들에게 무릎을 꿇고, “이 덧없는 인생이 구원 받을 길은 무엇입니까?”고 묻고 있었습니다.
이때 바울로가 그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네 집안이 다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라고 했지요.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세상의 권력들과 인간생명의 한계와 세속과 악령의 온갖 유혹-제약들을 모두 넘어서는 일입니다. 예수를 믿게 되면, 우리가 하느님께 구원과 영생을 약속받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 옛날 빌립보감옥의 간수가 사도들에게서 들었던 구원의 복음이 이룬 일의 진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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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97편 1-5절 …. [1] 야훼께서 왕위에 오르셨다. 온 땅은 춤을 추어라. 많은 섬들아 즐거워하여라. [2] 안개에, 구름에 둘러싸이고 정의와 공정이 그 옥좌의 바탕이요 [3] 불길이 그를 앞서가며 에워싼 원수들을 살라버린다. [4] 번개가 한번 번쩍 세상을 비추니 온 땅이 이를 보고 부들부들 떤다. [5] 산들도 야훼 앞에서, 온 땅이 주님 앞에서 초처럼 녹아 내린다.
* = * 우리는 올해도 바로 사흘 전에,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했습니다. 이 물상의 세계에 내리셨다가, 메시아로서의 사명을 다 마치신 후, 창조주께서 계신 곳, ‘하늘 나라’로, 그의 아버지 앞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다시 오시마고 약속하셨고, 구원받을 성도들과 함께 영원토록 거할 곳을 예비하러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영원한 우리들의 거처가, 개인 저택일는지, 아파트일는지, 레조트인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창조주께서 마련하신 곳이므로, 아름다움과 선하심과 사랑이 충만하며, 하느님의 영광이 가득한 곳이라는 사실, 그것 하나는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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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요한묵시록 22장 12-14, 16-17절 …. [12]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 내가 곧 가겠다. 나는 너희 각 사람에게 자기 행적대로 갚아주기 위해서 상을 가지고 가겠다. [13]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며 시작과 끝이다. [14] 생명의 나무를 차지할 권세를 얻고 성문으로 들어가려고 자기 두루마기를 깨끗이 빠는 사람은 행복하다. …. [16] 나 예수는 내 천사를 보내어 모든 교회에 이 모든 것을 증언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에서 돋은 그의 자손이며 빛나는 샛별이다.” [17] 성령과 신부가 “오소서!”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소서!” 하고 외치십시오. 목마른 사람도 오십시오. 생명의 물을 원하는 사람은 거저 마시십시오.
* = * 믿는 사람들이 영원히 거할 거처를 마련하신 주님께서 “곧 오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위의 본문 12절) 그곳은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묵 21:4)이라 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살고 있는 ‘오늘’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오늘이 중요한 것은, ‘먼 내일’을 바라보는 영원의 시각에서 오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먼 내일’, 또는 ‘주님의 재림의 날’이란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날을 말하며, 어떤 경우에는 그 날을 ‘말세’라고도 하고, 말세가 ‘저주의 날’로 곡해될 것을 우려해서, 프랑스의 신학자 피에르 떼야르 드 샤르뎅(1881-1955)은 ‘오메가 포인트’(마지막 시점)라고도 불렀습니다니다.
우리의 죽음이 우리의 끝이 아닙니다. 죽음은 오히려 영생이 시작되는 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생을 바라보며 소망 중에 사는 사람들이지, 세상사람들처럼 죽음의 위협 앞이라면 벌벌 떠는 그런 믿음 없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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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요한복음 17장 21-24절 …. [21]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나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내가 이 사람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이 사람들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며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람들을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여주시고 아버지께서 천지 창조 이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여주십시오.
* = * 영원한 나라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께서 완전한 코이노니아(communion, fellowship)를 이루신 분이십니다.
요한복음 17장에 있는 예수님의 기도 속에서, 삼위로 일체를 이루신 하느님의 나라에 우리 성도들이 초대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손님’이나 ‘나그네’로 초대된 것이 아니라, 삼위의 하느님과 함께 한 가족으로, 영원토록 함께 살기 위해 초대하신 것입니다.
이토록 영광스러울 데가 어디 또 있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의 삶이 중요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로 하여금 영생을 바라보며 살게 하셔서 감사드립니다. 영생을 바라보기 때문에 오늘을 책임있게 살게 하옵소서. 거짓과 불의와 협잡을 거절하고, 정의와 진리와 거룩함과 사랑을 위하여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