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요한복음 17장 13-19절 …. [13] 이제 저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제가 세상에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했습니다. 제가 세속에 살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속에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16] 제가 세상에 살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17]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소서.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9]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해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하오니,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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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내용을 복음서에 수록한 데가 두 곳 있습니다. 그 하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내용인데 그것은 “아버지여 이 잔(수난)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하지만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루가 22:42) 라고 하셨던 기도입니다.
또 하나의 기도는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였는데, 그것은 오늘의 본문이 담겨 있는 요한복음 17장 전체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제자들을 위한 기도가 오늘의 본문입니다.
제자들을 위해 아버지 하나님께 빌었던 두 가지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자들을 이 험한 세상으로부터 얼른 하늘나라로 데려가 달라고 비셨던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15절) 라는 것이 그 하나였고, 또 한 가지는 “이 제자들을 진리로써 거룩하게 되게 하옵소서. 아버지(하나님)의 말씀이 곧 진리이옵니다.”(17절) 라는 기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신 이후엔, 곧 제자들에게도 갖가지 시련이 불어 닥칠 것을 내다보고 계셨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 시련을 당하지 않도록 막아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시지도 않았고, “시련을 송두리째 없애주시옵소서.” 하시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칫하면, 성경에도 없는 미신신앙에 빠질 때가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게 되면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지켜 주신다.’ 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는 (세속적) 행복이 온다.’ ‘기도만 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다.’ 이런 말씀이 성경에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수십 년 신앙생활을 했다는 사람도, 자칫 이런 근거없는 말을 합니다.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께서도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모진 고초를 당하셨는데, 그 분을 구세주라고 믿는 사람들이 자기 앞에는 고난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면서, ‘(장차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 세속의 풍파에 쓰러지지 않게 지켜 주시옵소서.’ (본문 14-15절) 라고 하셨습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이라도 세상 살면서 시련을 당할 수 있고, 신앙이 좋은 사람일수록 시련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쓰러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쓰러질지언정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낙심할 때도 있지만, 다시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 이것이 제자들의 삶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2천 년 교회 역사 속에서 교회는 무수한 시련과 수난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고비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정화-성화되게 하셨고, 성숙-성장되게 하셨습니다.
성도 개개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문자적으로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가도, 실제로 삶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통감하는 때가 무수합니다.
가령, “죄가 많은 곳에 은혜도 풍성히 내렸습니다.”(롬 5:20) 라는 말씀이라든가,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빌 4:13) 라는 말씀을 성도들은 삶을 통하여 진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낙심치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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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도 시련의 때가 올 수 있는 것을 알게 해 주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시련 속에서 오히려 저희가 친밀하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깨닫고, 성숙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