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똑바로 보게하시는 성령님

<성삼후 1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열왕기상 19장 8, 11-12, 15-16절 …. [8]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는 음식을 먹고 힘을 얻어 사십 일을 밤낮으로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 [11]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앞으로 나가서 야훼 앞에 있는 산 위에 서 있거라.” 그리고 야훼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일어 산을 뒤흔들고 야훼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12]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 [15] 야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다마스쿠스 광야로 해서 돌아가거라. 다마스쿠스 성에 들어가거든 하자엘을 기름 부어 시리아의 왕으로 세우고 [16] 님시의 아들 예후를 기름 부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라. 그리고 아벨므홀라 출신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기름 부어 네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워라.

* = * 엘리야는 가르멜 산 위에서 바알의 제사장 사백오십 명과 대결하여 살아계신 야훼의 권능을 증거함으로써 쾌승을 거두고, 바알의 제사장 사백오십 명을 모두 처벌하는 대역사를 이뤘습니다.(왕상 18장) 그런데 이 일로 말미암아, 간악한 왕후 이세벨의 분노를 사게 되었고, 그의 보복을 겁낸 엘리야는 호렙산으로 숨어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호렙산 한 둔덕에 엘리야를 세우시고, 바람과 지진과 불이 그의 앞을 지나가지만 거기에 하느님께서 보이시지 않았습니다. 그 후, 조용하게 들려오는 하느님의 음성이 있었습니다. “다마스쿠스, 그리고 이스라엘로 돌아가거라” 하시는 분부였습니다. 이것은 엘리야에게 제일 겁나는 일이었습니다.

현 세계의 정황을 보면, 또 우리의 삶의 정황을 보면, 우리들은 낙심하고, 소망을 잃고 어디론가 피해 들어가고 싶어지게 됩니다. 아니면, 하느님께서 바람과 지진과 불로 이 현실 세계를 모두 흩어버리시기를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세미한 소리로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현실 세계를 피하지 말거라. 오히려 그 속에서 살아계신 나 야훼 하느님의 조용한 음성을 듣고 증거하도록 하여라’ 고 권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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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 8장 26-27, 30-33, 37절 …. [26] 그들은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에 있는 게르게사 지방에 다다랐다. [27] 예수께서 뭍에 오르셨을 때에 그 동네에서 나온 마귀 들린 사람 하나와 마주치시게 되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옷을 걸치지 않고 집 없이 무덤들 사이에서 살고 있었다. … [30]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시자 그는 “군대라고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에게 많은 마귀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31] 마귀들은 자기들을 지옥에 처넣지는 말아 달라고 예수께 애원하였다. [32] 마침 그 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마귀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나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33] 마귀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떼는 비탈을 내리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 [37] 게르게사 근방에서 나온 사람들은 모두 몹시 겁을 집어먹고 예수께 떠나가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배를 타고 떠나가셨다.

* = * 하느님께서 역사를 정리하시고, 하느님의 나라를 완성하시는 날까지는, 이 세상 속 어느 곳이든 악령이 들끓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비단 게르게사 지방의 군대 마귀에 들렸던 사내 만이 아니고, 오늘날 현대문명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들은 악령에 의해 농락 당하고 있습니다.

이 전자공학의 시대에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인공지능의 장난질에 속고 속이며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수 천 마일 밖에서 언제 날아올지도 모를 대량살상무기들이 지구를 몇 십 번이라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이 가상의 공동묘지에서, 영적으로 벌거벗고 있어도 벗은 줄을 모르는 상태로 오늘도 무덤가를 어슬렁거리는 우리의 모습을 보십시오.

이 세상은 온통 악령의 소굴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게르게사에 가셨던 예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이 악령이 드글거리는 이 세계에 찾아오십니다. 오셔서 우리들을 만나 주시고, 군대 처럼 많은 악령의 졸도들에게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역사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다만 우리 영혼이 주님 만을 향하여 눈을 뜰 때에, 주님께서 우리들의 영혼에서 악령을 몰아내시고, 참 평화를 맛보게 하실 것이며, 우리의 벌거벗었던 영혼에 거룩한 옷을 입혀 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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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갈라디아서 3장 23-26절 …. [23] 믿음의 시대가 오기 전에는 우리가 율법의 감시를 받았으며 믿음이 나타날 때까지 갇혀 있었습니다. [24] 율법은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의 후견인 구실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오신 뒤에는 우리가 믿음을 통하여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25] 이렇게 믿음의 때가 이미 왔으니 우리에게는 이제 후견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26] 여러분은 모두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 = * 구약시대의 모든 율법의 법규, 특별히 구원의 백성임을 상징하던 할례 예식 같은 것은, 십자가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게 되는 신약시대에 이르러서는 아무런 힘을 못 쓰는 ‘후견인’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게 된 오늘날은, 율법보다 마음으로 공경하는 믿음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의 시대입니다. 훨씬 쉬워진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자만했다가는 큰 일 날 수도 있습니다. 마음으로 공경하는 것이 오히려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영의 세계에서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령한 것을 사모하기 때문에, 오히려 현상 세계를 올바로 바라보며 살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들을 현실로 인도하십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로 하여금 현실을 도피하는 자들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악령이 들끓는 이 세상에 인간의 몸으로 오셨던 것처럼, 오늘의 이 현상 세계에서 성령님과 더불어 악령의 역사를 이기어 승리하는 성도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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