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과 생명에 집착하는 위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구약 } 창세기 19장 17, 23-25절 …. [17] 그 두사람이 롯의 가족을 성 바깥으로 이끌어내자마자,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롯의 가족에게 말하였다. “어서 피하여 목숨을 건지시오. 뒤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무르거나 하지 말고, 저 산으로 도피하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고 말 것이오.” …. [23] 롯이 소알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떠올라서 땅을 비췄다. [24] 주님께서 하늘 곧 주님께서 계신 곳으로부터,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소나기처럼 퍼 부으셨다. [25] 주님께서는 그 두 성과, 성 안에 사는 모든 사람과, 넓은 들과, 땅에 심은 채소를 다 엎어 소멸하셨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으므로, 소금 기둥이 되었다.

* = * 사람이 재산에 대해 가지는 집착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인가 봅니다. 죄악의 도성 소돔과 고모라를 하나님께서 불로 멸하시던 날 새벽, 롯의 가족은, 천사에게서 <뒤를 돌아보지 말라> 고 하는 주의를 들었기에, 도성을 안전하게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롯의 아내는 고갯마루에 이르렀을 때에, 뭔가 아쉬운 마음에 그만 몸을 돌려 연기가 피어오르는 소돔성을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구절을 읽을 때면, 75년 전 한국전쟁 때, 저희 가족이 평양을 떠나 피난길을 떠나면서,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저희 가족이 아무 것도 손에 든 것 없이 떠났던 기억이 납니다. 단 하나의 가방은 다섯 달 된 젖먹이 동생을 위하여 어머니께서 들고 계시던 기저귀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형제들 다섯(열 살, 여덟 살, 여섯 살, 세 살, 다섯 달)과 저희 부모는 무사히 서울까지, 그리고 부산을 거쳐 제주도까지 피난을 했던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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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태복음 8장 23-27절 …. [23]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니, 제자들이 그를 따라갔다. [24] 그런데 바다에 큰 풍랑이 일어나서, 배가 물결에 막 뒤덮일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25] 제자들이 다가가서 예수를 깨우고서 말하였다. “주님, 살려 주십시오.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26] 예수께서 그들에게 “왜들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하고 말씀하시고 나서, 일어나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니, 바다가 아주 잔잔해졌다. [27] 사람들은 놀라서 말하였다. “이분이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까지도 그에게 복종하는가?”

* = * 1953년 12월 27일 부산대화재가 있었던 밤에 누군가가 ‘빨리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 라는 소리에 깼는데, 창밖에 불길이 뻘겋게 번지고 있는 것을 보고서는,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오금이 저려, 몸을 굽혀 바지를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입에서는 ‘엉, 엉’ 소리만 내었지, 어쩌지를 못하다가, 간신히 골목으로 나서서 살아났습니다.

2004년 필리핀 마닐라에 회의차 갔다가 진도 6.2 짜리 지진을 시내 호텔 8층에서 만났던 밤에도, 저는 죽는 줄로만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겁이 났으면, 저는 임종기도까지 했었습니다. “주여, 제 영혼을 주님께 맡깁니다. 받아 주옵소서.” 그런데 41초 흔들던 지진이 멎었던 것입니다.

살다 보면 병으로 죽을 것 같은 순간도 있고, 자연재해로 곧 죽을 것 같은 때를 당하기도 합니다. 오늘의 복음본문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배로 갈릴리를 건너다가 갑자기 강풍을 만나 거센 파도로 금방 죽을 것 같은 위험을 당한 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배 안에 계신데, 죽기는 왜 죽냐?’는 이론은 육지를 밟았을 때의 이야기고, 지금은 배가 뒤집힐 지경입니다. 다만 그 혼란 중에도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며 “우리 모두 죽게 됐어요. 일어나세요.”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존본능? 생명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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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교회가 오늘 기념하는 믿음의 선배들 > : 헨리 벤(1725-1797), 존 벤(1759-1813), 헨리 벤 2세(1796-1873)

벤(Venn) 가문 3대는 모두 영국성공회 사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영국 저교회(* 복음주의) 계열에서 두각을 나타낸 성직자 집안으로, CMS(성공회세계선교회)의 창설과 그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한 가정입니다.

할아버지 헨리(Henry Venn)는 18세기 영국의 복음주의 각성운동의 핵심적인 인물로, 특별히 요크셔와 케임브리지에서 목회하면서 강연과 저술로 경건한 성경중심의 신앙생활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아들 존(John Venn)은 런던 클래팜의 성니콜라교회에서 목회하면서, 노예제도 폐지 운동을 주도한 윌리엄 윌버포스, 해나 모어, 챨스 그랜트 같은 복음주의 개혁운동의 선구자들을 길러냈습니다. 특기할 것은, 그가 1799년에 CMS의 공동설립자로 성공회의 해외선교활동에 앞장섰고, 후일에 이 기구를 초교파적 단체로 키워나갔습니다.

3대인 헨리(Henry Venn the younger)는 30년 이상 CMS의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특별히 토착교회자립선교 모델을 창안한 지도자였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선교사 주도적인 교회육성이 아닌, 토착민들을 훈련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이웃을 복음화하는 일에 기여하도록 선교활동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위해 재정자립, 자치적행정, 본토인성직자양성 등을 중요한 명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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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먹고 사는 문제보다, 생명을 보존하는 문제보다, 구원의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는 일을 우선시하던 믿음의 선배들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그들의 본을 받아, 재산을 건지는 일, 생명을 건지는 일보다 복음의 가치에 집중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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