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조도 성시 } 시편 31편 9-13절 …. [9] 야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괴롭습니다. 울다 지쳐 눈은 몽롱하고 목이 타며 애간장이 끊어집니다. [10] 괴로워서 숨이 넘어갈 것 같으며 한숨으로 세월을 보냅니다. 더 견딜 수 없이 기운은 다하였고 뼈 마디마디가 녹아납니다. [11] 나는 원수들의 모욕거리, 이웃들의 혐오거리, 벗들의 구역질감,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피해 갑니다. [12] 죽은 사람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고 쓰레기처럼 버려졌사옵니다. [13] 사람들의 비방 소리 들려오며 협박은 사방에서 미쳐 옵니다. 그들은 나를 노려 무리짓고 이 목숨 없애려고 음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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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리들의 기독교는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성가 412장, 찬송가 330장 – 2절) 입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비록 ‘모태신앙’ 임을 자부하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생애에서 우여곡절을 겪고나서, 도저히 다른 도리가 없어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을 회복했을 때에 진정한 성도의 반열에 드는 현상을 많이 봅니다.
구약성경에는 진정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 하느님의 백성의 신분을 회복한 이들의 전기 격의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창세기의 요셉, 그는 이복 형들에게 배반을 당해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종노릇을 하다가, 지하감옥에까지 들어가 소망없는 상태로 삽니다. 하지만 그가 하느님 신앙을 견지함으로 위대한 승리자가 됩니다.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바빌론에 포로로 붙들려 가서 불가마와 사자굴의 처형을 당합니다. 이렇게 인생 나락을 헤매면서도 하느님이 버리시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그들은 승리한 인생이 됩니다.
욥은 너무나 신실히 하느님을 공경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를 시기한 나머지 사탄은 하느님 앞에 가서, ‘그에게서 재산을 뺏고 가족을 뺏는다면 하느님을 공경할 이유가 없습니다’ 라고 왜곡선전합니다. 그 말을 부인하는 하느님과의 경합에서 갖은 욕을 보게 됩니다. 정말 인간으로서는 참아낼 수가 없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욥은 하느님의 신실하심을 끝까지 믿고 승리한 인생이 됩니다.
오늘의 시편은 다윗이 그의 일생에 행악자들에게서 당했던 모든 고통스런 일들을 회고하면서, 그 고통의 결과는 오로지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일 밖에는 없었다고 토로합니다.(시 31:9-24 참조) 얼마나 통쾌한 믿음의 승리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고통 가운데 있을 때에는 믿음으로 이겨야 한다던 믿음의 사람들이 삶이 평탄할 때에 그 반대방향으로 인생을 살아서 하느님을 떠나고 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구나 그 배신의 행각을 돌이키지 못한 채로 인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다윗이 사울의 시련 앞에서는 이를 잘 겪어내고 마침내 임금이 됩니다.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좋은 임금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 안에서 일어오르는 정욕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다시 하느님과 백성을 한꺼번에 배반하는 죄를 범하고 맙니다. 패배자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투항하며 회개로써 그의 인생을 되돌리어, 믿음으로 승리한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낭패와 실망은 누구나 겪습니다. 반전으로 믿음이 승리하는 인생을 살았던 믿음의 선배들에게서 교훈 받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낭패와 실망의 나락에 빠질 때에는 그 때가 하느님을 뵈올 복된 기회인 줄을 깨달아, 성령의 손에 이끌려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오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