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마테오복음서 14장 14-21절 …. [14]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들 가운데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15] 날이 저물자 제자들이 예수께 다가와 말했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시지요.” [16] 예수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이르셨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소. 여러분이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오.” [17] 제자들이 말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18]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을 나에게 주시오.” [19] 그리고 예수께서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하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20]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인들과 아이들 말고도 남자만 5천 명 가량이었다.

~~~~~

* = * 군중을 모이라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 먹을 것을 준다고 말한 적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의 제언이 합리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도 늦었으니, 무리들을 빨리 흩어서, 마을로 들어가서 요기라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것’ 이라는 제언은 옳았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예수님께서 병자를 고쳐 주시는 일을 짐짓 끝내야 했습니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들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너무 늦으면, 귀가하기 힘들어질까 염려스럽습니다.’ 이런 어나운스먼트라도 해서 더 늦기 전에 얼른 군중을 돌려보내야 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제자들더러 “여러분이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오.” 라고 하셨습니다. 이때 제자들 중 누군가가 투정어린 소리를 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곤 고작 빵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 뿐입니다.” 라고. 택도 없는 생각은 하지 마시라는 뜻이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귀한 교훈을 주셨습니다. 자비와 긍휼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실천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빵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일단 군중을 무리 지어 앉히신 다음, 음식을 손에 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시고,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엄청나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부스러기가 열두 바구니에 찼다고 했습니다.

제자들이 군중에게 배식을 하는 동안에, 빵을 꺼내면 그릇 안에 다시 빵이 차곤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그리스도께서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평행복음인 요한복음서 6장 9절에 보면,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겐 그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이렇게 빵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의 내력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먹으려고 싸 가지고 온 도시락이었습니다. 장정만도 5천 명이나 되는 큰 군중을 먹이는 데에 쓰시기를 바라서 제자들에게 바친 물건은 아니었겠지요. 짐작컨대는, 수고하시는 예수님께 소박한 시골 음식이지만 요기라도 하시라고 드린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그 어린이의 태도는 예수님의 마음을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의 빵 다섯 덩이로 그렇게 큰 군중이 배불렸던 일은, 그 아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초대교회를 통해서도 그 아이의 기록되지 않은 역할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세계 속에 아직도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약 8.2%(6억7천3백만 명)가 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저와 여러분에게, 사랑을 마음으로만 하지 말고, 그 옛날 그 무명의 어린이 처럼 ‘내가 먹이는 행동을 하면서’ 살기를 권고하십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사랑을 말로만 하지 말게 하옵소서. 몸으로 실천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