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로 살다, 영원한 본향 간다

<연중 19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서신 } 히브리서 12장 8-9, 13-14, 16절 …. [8] 아브라함도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 [9] 그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약속의 땅에서도 같은 약속을 물려받은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나그네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머물러 살았습니다. …. [13]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약속받은 것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기뻐했으며 이 지상에서는 자기들이 타향 사람이며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14] 그들이 이렇게 생각한 것은 그들이 찾고 있던 고향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 [16] 그러나 실지로 그들이 갈망한 곳은 하늘에 있는 더 나은 고향이었습니다. …

* = *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습니다. 영혼이 없는 식물이나 동물들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도 식물이나 동물처럼 살다 죽으면 그만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 착각입니다.

우리 인생에게는 죽어서 갈 본향이 있습니다. ‘하늘 나라’라고 부릅니다마는, 우주 속 어느 곳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 사는 동안에, 우리들이 모두 실향민처럼 살지요. 어느 나라, 어느 곳에 가서 살아도, 본토인들이나 거류민이나 결국은 모두 나그네들입니다. 언젠가는 예외없이 떠날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사람들은 예로부터 ‘하늘에 있는 더 나은 고향’(히 11:16) 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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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 } 이사야서 1장 16-20절 …. [16] “몸을 씻어 정결케 하여라. 내 앞에서 악한 행실을 버려라. 깨끗이 악에서 손을 떼어라. [17] 착한 길을 익히고 바른 삶을 찾아라. 억눌린 자를 풀어주고, 고아의 인권을 찾아주며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18]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오라, 와서 나와 시비를 가리자.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19]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땅에서 나는 좋은 것을 먹게 되리라. [20] 그러나 너희가 기어이 거역하면 칼에 맞아 죽으리라.” 이는 야훼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다.

* = * 영원한 하늘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법 두 가지가 있다고 오늘의 구약 본문은 말하고 있습니다.

1) << 거룩한 사람으로 살아라.>> 악한 행실을 버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거룩한 사람이란 죄를 안 짓는 사람이 아니라, 죄를 지으면 하느님 앞에 와서, 용서를 비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양털같이-흰눈같이 죄를 씻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본문 16, 18절)

2) << 긍휼과 자비를 베풀며 살라.>> 억눌린 자, 고아, 과부를 도우라고 하셨습니다.(본문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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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2장 32-36절 …. [32] “내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33]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해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들거나 좀먹는 일이 없다. [34]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36] 마치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 = * 우리의 본향, 하늘 나라를 사모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이에 대해서 친히 가르치신 교훈이 오늘 복음본문에 있습니다.

가)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되, 자기의 ‘재산을 팔아서라도’ 가난한 사람을 구제해야 한다 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본문 33절)는 말씀이 놀랍습니다. 아마도 부동산이나 귀중품 같은 것을 말하겠지요.

나) 주인이 외출했다가 부득이 밤늦게 들어올 때에, 자지말고 기다렸다가 문을 열어주는 충직한 종처럼 되거라 하셨습니다. 주인의 관심과 심정을 파악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주인이신 우리 주님의 관심은, 지금도 하느님의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집 나간 하느님의 자녀들에 대한 염려>입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집에 돌아오도록 인도하는 일이 전도(선교)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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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이 땅 위에 사는 동안, 저희가 땅의 일에만 매여 살기 쉽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살게 될 본향을 항상 기억하라는 말씀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본향을 바라보며, 거룩과 성결, 복음전파와 구제를 실천함으로 이 땅에서 이미 하늘 나라 백성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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