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더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복음 } 마태복음서 19장 23-30절 …. [23]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24]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25]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깜짝 놀라서, 말하였다. “그러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 [26] 예수께서 그들을 눈여겨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은 이 일을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27]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을 받겠습니까?” [2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새 세상에서 인자가 자기의 영광스러운 보좌에 앉을 때에, 나를 따라온 너희도 열두 보좌에 앉아서,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29]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아버지나 어머니나 자식이나 땅을 버린 사람은, 백 배나 받을 것이요, 또 영원한 생명을 물려받을 것이다. [30] 그러나, 첫째가 된 사람들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된 사람들이 첫째가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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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23절)이나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24절)이나, 또는 ‘구원을 얻는 것’(25절)이 모두 같은 뜻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구원을 얻는 것’은 ‘인자의 나라가 완성되는 날, 예수님과 함께 재판장의 자리에 앉게 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으며, 그간에 예수님의 이름을 위하여 자기가 소유하기를 거절했던 모든 것들을 백 배나 배상받게 될 것’(28-29절)이라는 말과 일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 2 ) 누가 부자입니까? 얼마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입니까? 달러화를 쓰는 나라에서는 ‘부자’라는 뜻으로 ‘백만장자’ (millionaire) 라는 말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지금의 한화로 환산하면 14억원이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백만장자가 아닌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동산, 부동산이 많다고 그들만이 부자이겠습니까? 지금 소유한 것이 별로일지라도 부자가 많습니다. 지닌 재능, 학식, 지위, 기회, 경험, 인맥, 학위나 자격증, 인기, 심지어 외모나, 건강, 그리고 연기력 까지도 모두 ‘달란트’(talent)에 해당합니다.

저는 재산도 없지만 학식도 알아줄 만한 경력도 없고 인기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하는 대목을 읽을 때면, 남의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부자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제 앞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이들의 수가 세계 인구의 4분의 1은 넘기 때문입니다. 20억이 저에게 손을 내밀고 있지 않습니까?

( 3 ) 저의 생애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늘귀로 낙타가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준 분들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가) 저와 더불어 중국과 네팔에서 선교동역을 하던 조지 피얼스(George Pierce)라는 주교를 소개하렵니다. 미국의 한 신학교에서 교수로 있던 분입니다. 60대 후반에 이르러, 변호사였던 아내가 돌연히 별세했습니다. 두 분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으므로, 피얼스 박사는 그의 말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또 재산처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깊이 고심하며 기도하던 끝에, 네팔에 선교사로 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아내 명의의 재산을 모두 정리해 가지고, 네팔로 가서 신학교를 세우고, 거기서 제2기 졸업생까지 배출하고 나서, 깊은 폐장질환으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가 남긴 히말라야 관구설립의 (꿈)유업은 현지인 양자인 젊은 주교에게 맡기고 갔습니다.

(나) 김영권 장로 : 국내 제1호 전기공학 박사로, 광운전자공대(현 광운대학교) 초대학장을 지냈고, 은퇴한 후 몽골에 가서 컴퓨터공학을 중심으로 학과편성을 갖춘 미션계 후레대학교를 울란바타르에서 설립하고 이를 근년에 이르기까지 양육하느라고 바빴습니다.

(다) 김성수 주교 : 주교 직에서 은퇴할 때까지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초등학교 과정(성베드로학교)을 설립하고, 점차적으로 중고등부를 설치했습니다. 은퇴 후에, 자신이 물려받은 땅을 기증하여, 그곳에 장애인의 생활공동체 ‘우리마을’을 설립하고, 거기서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이 가능한 상품생산시설을 갖추었습니다.

95세인 지금도, 장애인 양로복지 시설을 세우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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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삶을 이끄시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삶, 곧 베풀고, 나누며, 함께 영원한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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