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마태복음 23장 1-5, 8-10절 … [1]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를 이어 율법을 가르치고 있다. [3] 그러니 그들이 말하는 것을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 그들은 무거운 짐을 꾸려 남의 어깨에 메워 주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마나 팔에 성구 넣는 갑을 크게 만들어 매달고 다니며 옷단에는 기다란 술을 달고 다닌다. … [8]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마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9]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10]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마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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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스승’(히, ‘랍비’, 한, ‘선생님’) 소리를 듣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듣지 말라’는 말은, ‘말하지도 말라’를 포함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선생님’ 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그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엄정한 의미에서 남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고, 다만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남에게 본을 보여서, ‘이렇게 살라고 가르쳐야 할 사람’인데, 진정 스스로 본을 보이면서, 그렇게 살도록 가르친 분이 예수 그리스도 말고 또 어디 있었습니까?
그래서 우리들 주위에서 보는 소위 ‘선생님’들은 모두 ‘선생님대리보’ 정도도 안 되는 사람들일 뿐이고, 진정한 선생님은 단 한분뿐이신데 그 분이 그리스도이심을 분명히 하고 계십니다.
( 2 ) 세상에 ‘아버지’라는 말만큼 많이 사용하는 단어도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아버지’라는 단어도 듣지 말라 하셨고, 또 말하지도 말라고 하신 까닭이 무엇일까요?
아버지는 아들 딸들의 육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장본인입니다. 그러나 세상 아버지들이 무슨 재주로 인간 생명을 세상에 있게 할 수 있습니까? 다만 자기 아내와 한 자리에 듦으로 해서 그의 자손이 태어나게 되는 것인데, 그 한 가지 행위 이외에 인간의 공로(?)는 무엇이 더 있습니까? 물론 양육의 일은 있지만, 양육도 하느님께서 도와 주시지 않으면, 어떻게 가능합니까?
오로지 창조주 하느님께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몸 속에 인체를 이룰 DNA를 장치해 두셨으므로, 그것이 싹이 트고 자라나 인간의 몸을 이루고, 인간의 성정을 이루어,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아버지 어머니의 공로가 아니라, 99. 999% 하느님의 공로입니다. 누가 우리들의 아버지입니까? 하느님 아버지가 우리들의 아버지인 것입니다.
( 3 ) ‘지도자’ 라는 소리도 듣지도 말고, 하지도 말라 하셨습니다. 세상에 ‘지도자’ 라는 말로 불리우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데, 그들이 기겁을 할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지도자 동지’라는 어휘를 좋아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목사님’이라는 말 대신 ‘지도자’라는 말을 통용하기도 합니다.
군대에서는 40여 명의 부하들의 작전을 책임지는 소대장이 있습니다. 소대장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부하들이 따르겠습니까? 나라가 그에게 소대장이라고 했으니, 부하들이 따를 수 밖에 없지요.
그들 위에 중대장이 있고,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군단장, 사령관, 국방부장관, 대통령 지휘계통이 있습니다. 그들이 무슨 지도자 자격이 있어서 지도자라고 부릅니까? 나라가 그들에게 그럴 권한을 부여했으니, 그들을 지도자라고 부릅니다.
지도자는 지도할 능력이 있어야 지도자인 것이고, 지도자의 책임을 끝까지 질 수 있어야 지도자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 과연 지도할 능력이 있고,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지도자가 누굽니까? 없습니다.
우리를 지도할 능력이 있으시고, 우리를 책임지시는 분은 단 한 분 예수 그리스도 밖에 안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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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의 참된 스승이시고, 어버이시고, 지도자이신 분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심을 믿습니다. 성령님 안에서, 그리스도 한 분에게서 배우게 하시며, 한 분 그리스도를 섬기고, 한 분 그리스도께 복종하면서 저희가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