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조도 정과 } 열왕기상 18장 21-24, 39절 …. [21] 엘리야가 백성들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있을 작정입니까? 만일 야훼가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시오.” 그러나 백성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22] 엘리야가 백성들에게 다시 말하였다. “야훼의 예언자로서 살아 남은 사람은 나 하나요. 그러나 바알의 예언자는 사백오십 명이나 있습니다. [23] 이제 우리에게 황소 두 마리를 끌어다 주시오. 그들에게 한 마리를 잡아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지 않은 채 그냥 두게 합시다. 나도 한 마리를 잡아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24] 당신들은 당신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을 부르시오. 나는 나의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부르겠소. 어느쪽이든지 불을 내려 응답하는 신이 참 하느님입니다.” 그러자 백성들이 모두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 [39] 온 백성이 이 광경을 보고 땅에 엎드려서 부르짖었다. “야훼께서 하느님이십니다. 야훼께서 하느님이십니다.”
* = * 위의 본문의 역사는, ‘참 신’과 ‘거짓 신’ 사이에 실증적 대결을 벌인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참 신, 곧 야훼 하느님 만이 참 신이신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하늘로부터 불이 내려와야 할 필요도 없고, 바알의 제사장들의 목을 잘라야 할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백성들이 믿는 구원의 복음과, 성도들의 삶으로 증거하는 사랑의 모본으로 우리들이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십자가를 지시고 죽음을 당하셨으나, 부활하심으로 사망의 권세가 무너졌으며, 사탄의 모든 잔꾀가 통하지 않게 되어서, 영원하신 하느님의 승리가 확고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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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디모데전서 1장 13-15절 …. [13] 내가 전에는 그리스도를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믿지 않을 때에 모르고 한 일이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를 자비롭게 대해 주셨습니다. [14] 이렇게 우리 주님께서 나에게 은총을 차고 넘치게 베푸셨고,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자들이 가지는 믿음과 사랑을 나에게 풍성하게 주셨습니다. [15]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말은 틀림없는 것이고 누구나 받아들일 만한 사실입니다. 나는 죄인들 중에서 가장 큰 죄인입니다.
* = * 사도 바울로는 자신이 얼마나 죄인이었는지를 마치 자랑이나 하듯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랑일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거역하던 어리석었던 때를 회고함으로써, 그 어둠의 골짜기를 벗어나게 하신 하느님의 고마우신 은혜를 잊지 않고 재차 새로이 감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저 역시 이 날까지 저 같은 죄인을 구원하여 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대하여 날마다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죄인이었음을 스스로 재확인하게 되고, 겸손히 섬겨야 할 것과, 조용히 순종할 일 밖에 없음을 깊이 깨닫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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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 복음서 6장 39-42절 …. [39] 예수께서는 또 이렇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느냐? 그러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40]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는 없다. 제자는 다 배우고 나도 스승만큼밖에는 되지 못한다. [41]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도 어째서 제 눈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2] 제 눈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 하겠느냐?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낼 수 있다.”
* = * 예수님께서, ‘자기도 소경이면서 다른 소경을 인도하겠다며 으스대는 사람’(39절)이라든지, ‘제 눈 속의 들보를 먼저 빼내야 할 위선자’라는 꾸지람을 하신 대상이 누구였던가요?
물론 복음성경에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먼저 언급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 똑같은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저 자신임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저는 언론인들이 사실 보도를 안 한다고 탓하고, 정치가들이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나라의 위기를 도외시한다고 탓하고, 법관들이 법치에 관심이 없다고 탓하고, 교육자들이 편향적 교육을 하고 있다고 탓하고,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탓합니다.
진정, 제 눈 속의 들보를 빼내는 날, 세상 사람들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나라의 각종 책임을 진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를 미지근하게 드렸음을 깨달으며 회개합니다. 지금이라도 저 자신이 책임성 있는 인간으로,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을 위해 힘써 기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