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통곡하는 예언자’

<연중 25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예레미야 8장 18-19절 …. [18] “이 백성은 영영 살아날 길이 막혔습니다. 가슴은 미어지고 마음은 터질 것 같습니다. [19] ‘야훼께서 시온에 안 계시는가? 왕노릇 그만 하시려고 물러나셨는가?’ 이렇듯이 내 딸, 내 백성이 신음하는 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려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아직도 우상을 섬기며 내 속을 썩여주느냐? 어찌하여 남의 나라 허수아비를 들여다가 섬기며 내 속을 썩여주느냐?”

* = * 나라를 위해 목놓아 우는 예언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구약성경의 예레미야였습니다. 그의 통곡소리는 그치지 않았고, 나라 방방곡곡에 울려퍼졌습니다. 예레미야를 따라 나라를 위해 함께 울던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전히 나라는 부패했고, 우상숭배에서 떠나지 않다가, 바빌로니아 제국에 멸망 당하고 말았고, 나라의 근간이 되는 사람들은 모두 포로로 잡혀 바빌로니아로 끌려갔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형편이 그 옛날 유다 왕조처럼,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내일을 알 수 없는 형국에 놓여 있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를 외우면서도, 정작 하느님의 이끄심을 저버린지 오래인 우리나라, 마치 풍파 위의 일엽편주처럼 거센 풍랑 속에 헤매고 있습니다.

2600년 전 예레미야 시대 처럼, 몇몇 예언자들의 통곡소리가 들려와도, 이 백성은 하느님의 심판의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어쩌면 예레미야 시대를 똑 닮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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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디모테오 전서 2장 1-2, 4-5절 …. [1]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해서 간구와 기원과 간청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라고 권하는 바입니다. [2] 왕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시오. …. [4]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게 되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5]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뿐이신데 그분이 바로 사람으로 오셨던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 = * 제1세기 초대교회의 주변상황은 비극적이었습니다. 두 겹, 세 겹으로 흉악한 세속 권력 속에 에워싸여, 진실한 소리, 구원의 음성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거짓으로 뭉뚱그려진 허위와 조작된 흉계만이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율법주의 유대인들의 자기 기득권 옹호를 위한 거짓말들, 왕 헤롯과 그의 하수들의 계속되는 속임수, 이 두 종류의 꼭두각시를 앞세워, 그들 뒤에서 백성을 노략질하는 로마제국의 권력, 이런 암담한 세태 속에서, 진리의 그림자라도 찾아보려고 백성들은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디서 진실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까? 학교에서는 ‘불확정성원리’를 앞세워 절대적 진리도 정의도 없는 것이라고 논하며, 언론은 소위 ‘입장차’라는 변명으로 일체의 진실을 호도하며, 법원에서는 ‘정황론’이라는 것으로 법을 대신하게 만듭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슬프게도, 이 세대가 종말을 스스로 앞당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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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6장 9-13절 …. [9]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러니 잘 들어라. 세속의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재물이 없어질 때에 너희는 영접을 받으며 영원한 집으로 들어갈 것이다. [10]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며 지극히 작은 일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할 것이다. [11] 만약 너희가 세속의 재물을 다루는 데도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참된 재물을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2] 또 너희가 남의 것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의 몫을 내어주겠느냐?” [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 = * 이 복음본문은 다소 난삽하지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살려면, 어차피 세속적 가치관 위에 세워진 제도권이므로, 거기에 묶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속적 가치관이나, 세상 사람들이 섬기는 우상숭배에 우리들이 동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말과 뜻과 행실로,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기를 힘쓴다면, 하느님께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렇게 애쓰며 사는 하느님의 백성들을 결코 버리시지 않고, 현세에서도 삶의 길을 열어주실 것이지만, 종당에 하느님의 영원한 집으로 그들을 인도하실 것이라고 약속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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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소서.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무리들을 꺾으시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의 거짓을 드러내소서. 억압과 불의의 제도들이, 주님의 빛 앞에서 모두 해체되게 하옵소서. 하느님의 백성들을 도우시어, 오직 사랑과 진리로, 기도와 증언으로, 진리와 자유를 지켜내는 주님의 도구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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