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이 되기 전, 회개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외경 } 바룩 1장 17-19, 21절 …. [17] 우리는 주님 앞에 죄를 지었고 [18] 그분에게 순종하지 않았으며 우리에게 내려주신 주님의 명령을 따라 살라고 하신, 우리 주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19] 이집트에서 우리 조상들을 구출하신 그 날부터 우리는 그분께 순종하지 않았으며 그분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고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 [21]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예언자들의 온갖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 복음 } 루가 복음서 10장 13-16절 …. [13] “코라진아, 너는 화를 입으리라. 베싸이다야, 너도 화를 입으리라. 너희에게 행한 기적들을 띠로와 시돈에게 보였더라면 그들은 벌써 베옷을 입고 앉아서 재를 들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14] 심판 날에 띠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15]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에 오를 것 같으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16] 이렇게 꾸짖으시고 제자들에게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이며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곧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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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가 치과 치료가 필요할 때면 종종 보아 주던, 지금은 작고한 치과 선생님이 저를 치료할 때마다 한숨 섞어 외우던 말씀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만시지탄입니다.” 치료할 저의 이를 들여다 보고 되뇌던 말씀이, 때가 너무 늦었다며 “만시지탄”이라고 탄식하곤 했습니다.

제가 병을 키운 것이었습니다. 누군들 치과에 가기 좋아하는 사람 있겠습니까? 그래서 차일피일하다가, 한껏 늦어져서, 통증을 수반할 만큼 더 참을 수가 없게 된 때에야, 치과를 찾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의사가 장탄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영적인 문제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품을 떠나 죄 가운데 헤매기 시작했으면, 대뜸 회개하고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자신과 가족들에게 복된 일이며, 교회가 반길 일이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일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큼 회개하지 않고 기연미연 세월만 보내다가 죄의 짐이 무거워 응신하기도 힘들 만큼 된 때에야, 차마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기도 송구스러워, 모든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는 탕자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구약성경에 보면 위대한 임금 다윗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집니다. 그가 왕이 되고, 나라도 부강해졌으며, 그의 나이도 한껏 기울어졌습니다. 그의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에 반항하여 배반의 깃발을 듭니다. 아버지를 물러앉히고, 자기가 왕이 되겠다고 칼을 든 것입니다.

그때에도 ‘아들 바보’가 된 이 다윗이 반항아를 끝까지 옹호합니다. 심지어 반항아 압살롬을 죽인 나라의 유공자들을 다윗이 포상은 못할 지언정 오히려 무안을 줍니다.

우리야 장군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는 등등 자기 속에서 악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을 때에 이를 단호하게 정리하지 못했으므로, 그의 왕조는 유다와 이스라엘 두 개의 나라로 갈라지는 비극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악의 씨앗은 처음에 잘랐어야>, 다윗의 왕실이 든든한 반석 위에 설 것인데, 그만 악의 씨앗을 키운 것이 화근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인생들은 누구나 다, 제 때에 회개를 하면 구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때를 다 놓치고, 뒤늦게 그 병통이 커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경에 처하고 맙니다.

오늘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때에 죄를 엄히 다스리지 못해서, 지금 온 나라가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에게 악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을 때에, 단호히 죄의 사슬을 끊어내며 회개할 용기를 주시옵소서. 온 가족이, 온 나라가 비틀거리고 있을 때에야 후회하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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