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만도 1과 } 고린도전서 13장 8-13절 …. [8]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집니다. [9]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10] 그러나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인 것은 사라집니다. [11] 내가 어릴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습니다. [12] 지금은 우리가 거울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13]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 = * ( 1 )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2장 1절에서부터 성령의 은사(선물)를 상설하면서, 그 절정에 이르러 은사 가운데 최고의 은사를 소개하기를 ‘사랑’이라고 했습니다.(고전 12:31 이하)
고린도전서 13장 서두부터, 사랑의 은사는 우리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지닐 수 있는 성령의 은사라는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예언의 은사(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능력)도 언젠가는 우리 곁을 떠날 것이고, 방언의 은사(영적인 언어를 말하는 능력)도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날 것이고, 영적인 지식의 은사도 언젠가는 우리곁을 떠날 것이지만,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그동안 부분적인 역할을 하던 것들(예언, 방언, 지식과 같은 은사들)이 더 이상 우리 곁에 있을 필요가 없게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온전한 것이 올 때’라는 말의 의미를 꼭 알아보아야 합니다. ‘온전한 것’이라는 희랍어 본문의 ‘텔레이오스’(성숙된) 라는 말의 뜻은 ‘사랑이 완벽에 가까워져서 인격적 성숙이 이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온전한 것이 올 때’라는 말을 종말론적으로 주석하기를 좋아해서, ‘예수님의 재림 때에 가서는’ 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원문에서 너무나 많이 비약하는 일입니다. 문맥이 ‘가장 좋은 은사를 설명하겠다’(고전 12:31b)고 하고 시작한 맥락인데, 가장 좋은 은사인 ‘사랑’의 은사가 꼭 예수님의 재림 때에 가서야 나타날 리가 없습니다.
사랑은 모든 은사들의 종합적인 완성품이라는 뜻으로 보아야 합니다.
( 2 )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 11-12절에서, 세 가지의 메타포를 동원하면서 ‘사랑’의 은사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합니다. ‘1) 사랑은, 어린아이 때에 우리의 말이 부족하고, 이해가 부족하고, 생각이 부족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아이 때의 것을 버리고 성숙한 말과 이해와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에 비길 수 있다. 2) 사랑은, 동경(옛날 동철로 만든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보면 너무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서로 마주 볼 때면 상대방의 얼굴을 확실히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3) 사랑은, 우리들의 평소의 지식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지식도, 하나님의 지식과 방불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상의 세 가지 비유는, 우리들의 사랑이 성숙된 상태에 이르게 되면 드디어 우리들의 영적인 성장과 변화된 영적 지식(지혜)이 이렇게 성숙된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진정한 사랑의 연단이 쌓이고 또 쌓이게 되면 그 어떤 다른 은사들을 가지고도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차원의 영적 지식,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이신 구원의 대업이 의미하는 바를 온전히 깨닫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 3 ) 마지막 절(고전 13:13) 곧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의 뜻을 알아보십시다. 아래에 인용한 바울의 편지의 발췌문을 참고해서 믿음-소망-사랑의 세 개념이 서로 어떤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검토해 봅시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해서 여러분이 품고 있는 <사랑>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두신 <소망>에 근거합니다. 이 <소망>은 여러분이 진리의 말씀 곧 복음을 받아들일 때에 이미 들은 것입니다.”(골로새서 1장 4-5절)
“또 우리는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여러분의 <믿음>의 행위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둔 <소망>을 굳게 지키는 인내를 언제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택하여 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데살로니가전서 1장 3-4절)
위의 본문들의 주석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은,
믿음 : 하나님과의 관계를 여는 문이며, 그리스도께 대한 전적인 신뢰를 말합니다.
소망 : 다가오는 구원과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기다리는 긴장된 신앙을 말합니다.
사랑 : 믿음과 소망을 현실에 살아있는 한 인격에서 작동케 하는 생명력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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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복음 진리를 인간의 이성으로 깨달으려 하지 말게 하소서. 성령님께 저희를 맡김으로, 저희의 사랑의 삶이 예수님께서 본보이신 드높은 사랑의 은사를 점차로 닮아가게 하시고, 마침내 십자가로 구원하신 구세주 예수님을 사랑하는 단계에 이르도록 저희를 인도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