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덜미를 잡힌 꼴이 되었구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서신 } 로마서 5장 12절 …. [12]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들인 것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 = * ( 1 ) 아담 한 사람의 반역죄로 말미암아서 이 세상은 정죄받은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누군들 죽음의 운명이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된 것입니다.

죽음은 육체적 죽음이 있고, 영혼의 죽음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육체의 죽음을 당하지만,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을 받게 된 사람들에게는 영혼의 죽음이란 없습니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2 ) 오늘날도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의 죄와 그의 몰락에 관심들을 두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 혼자 뿐이겠습니까? 우리 모두 죄인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너무 그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 맙시다. 오히려 그 한 사람에게서 ‘나의 죄인 됨’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자신의 죄성에 무관심하다가는 구원의 은총을 놓칠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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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도 정과 } 예레미야애가 1장 3절 …. [3] 유다는 욕보면서 살아오다가 끝내 잡혀가 종살이하게 되었구나. 이 나라 저 나라에 얹혀살자면 어디인들 마음 붙일 곳이 있으랴. 이리저리 쫓기다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 뒷덜미를 잡힌 꼴이 되었구나.

* = * ( 1 ) 예레미야애가는 참으로 슬픈 노래입니다. 유다 백성들이 나라를 잃고, 백성의 지도급 인사들이 모두 포로로 붙잡혀 바빌론으로 끌려가고, 그 사랑스럽던 예루살렘 성이 폐허가 되었으며, 거리마다 그 풍성하던 문물들이 사라지고 나니, 이를 보는 동족들의 마음은 저절로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느님 앞에 경망되게 굴던 결과로 이 욕을 당하게 된 줄을 백성들은 깨닫고 있었습니다. 유다 백성들이 끝끝내 돌이킬 줄을 모르다가 마침내 ‘뒷덜미를 잡힌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 2 ) 인류역사에는 사람들을 무더기로 죽음의 나락으로 밀어넣던 폭군들이 있었습니다. 전쟁을 도발하여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던 작자들 역시 모두 죽음을 당했습니다. 히틀러, 스탈린, 일제 군국주의자들, 무솔리니, 나폴레옹 등등.

오늘날 불법을 저지르고 온통 나라를 어렵게 만드는 자들 역시, ‘뒷덜미가 붙잡혀’ 어려움을 당할 날이 옵니다. 그들의 육체의 죽음이 평이롭다 해도, 영혼이 영원히 파멸을 당하는 날, 참으로 고통스러울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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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2장 35-38절 ….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36] 마치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37]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을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줄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 = * 유다인들의 옛 혼인잔치는 해 저무는 저녁에 시작해서 피로연을 밤새 혼인 당사자의 집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혼인식에 가서 하객들이 결혼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밤 늦은 시간이거나 새벽녘일 때가 많았습니다.

집주인이 돌아왔을 때, 그 집의 종이 깊이 잠들어 문을 열어 주지 못했다면, 얼마나 주인이 화를 내며 호통쳤겠습니까? 하지만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가 냉큼 문을 열어주면, 정말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이처럼 주님의 충직한 종들이, 항상 영혼이 깨어있어서 주님의 집의 일을 잘 돌보며 기다리다가, 재림하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종들이라면 얼마나 복되겠습니까? 저와 여러분들이 그런 종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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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그 옛날 폐허가 되었던 예루살렘 성을 보며 유다 백성들이 하느님을 등지고 살았던 일이 얼마나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렸던가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하느님의 인도하시는 손길을 충실히 따라가게 하시어, 하느님의 심판의 채찍을 면케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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