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믿음을 입증한 야고보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의 기념일>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마태오복음서 13장 53-58절 …. [53] 예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 곳을 떠나 [54] 고향으로 가셔서 회당에서 가르치셨다. 사람들은 놀라며 “저 사람이 저런 지혜와 능력을 어디서 받았을까? [55] 저 사람은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56] 그리고 그의 누이들은 모두 우리 동네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저런 모든 지혜와 능력이 어디서 생겼을까?” 하면서 [57] 예수를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도 제 고향과 제 집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하고 말씀하셨다. [58]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으므로 그 곳에서는 별로 기적을 베풀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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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위의 본문 55절에 보면, 야고보를 ‘예수님의 형제 중의 한 사람’ 이라고 했습니다. 오늘(10월 23일)이 야고보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이 ‘형제’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다만 친형제뿐만 아니고, 의붓형제들일 수도 있으며, 또는 사촌형제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형제관계인지에 대해서는 성경에 정확한 언급이 없어서, 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어떤 교단에서는,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가 평생 동정녀로 살았다’고 믿기 때문에, 야고보는 남편인 요셉의 전처 아들이거나, 아니면 예수님의 사촌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단에서는 ‘마리아가 평생 동정녀로 살았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여, 야고보를 예수님의 친동생으로 여깁니다.

야고보가 예수님과 어떤 종류의 형제인지에 관한 의문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야고보가, 예수님의 메시아로서의 정체성에 관해서 어머니 마리아에게서 수없이 확실한 증언을 들었을텐데도, 어머니의 말을 믿지 않고 있었다가(요 7:5), 부활하신 형 예수님을 만난 뒤, 믿음의 사람으로 확고히 서 있었다는 점입니다.(고전 15:7)

사도행전과 바울로의 서신에 따르면, 야고보는 베드로와 요한과 함께 예루살렘교회의 ‘기둥 같은 지도자’로 불리어졌습니다.(갈 2:9) 그는 유다인 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초대교회의 질서와 신앙생활을 감독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예루살렘 공의회(행 15장)에서 이방인 신자들이 모세의 율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냐, 안 해도 되느냐 하는 문제를 논의할 때에, 중재자의 역할을 맡아, 교회의 분열을 초기에 진압한 공로가 있었습니다.

고대교회는, 신약 야고보서의 저자가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교부 오리게네스, 유세비우스, 예로니모 등은 모두 야고보서의 저자를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야고보서의 특징인, 신앙과 실천의 일치(약 2:22)를 중요시했던 인물이 그 누구도 아닌,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라고 일러왔던 것입니다.

요세푸스와 교부들의 기록에 따르면, 야고보는 주후 62년경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서 밀치워 떨어진 후, 돌에 맞아 순교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형제였기 때문에, 예수님의 신성에 관해서 누구보다 믿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 입장이었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출중한 믿음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형제이므로, 모든 사도들과 신도들에 우선한 특권을 주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겸허히 모든 신도들 속에 한 무리를 이루어, 혼신을 다해 초대교회를 세워나가는 일에 이바지했던 것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예루살렘교회의 책임자로서, 관념론적 신앙이 아니고, 실천하는 신앙이 참 신앙임을 외치던 야고보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그의 신앙을 본받아, 삶이 복음인 생활을 함으로, 살아 숨쉬는 교회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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