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감사는 온전한 회개에서

<연중 30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요엘서 2장 12-14절, 3장 1-2, 5절 …. [2:12] “그러나 이제라도, 야훼의 말이다, 진심으로 뉘우쳐 나에게 돌아오너라. 단식하며 가슴을 치고 울어라.” [2:13]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너희 하느님 야훼께 돌아오너라. 주는 가엾은 모습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좀처럼 노여워하지도 않으신다.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벌하시다가도 쉬이 뉘우치신다. [2:14] 혹시 마음을 돌이키시어 재앙을 거두시고 복을 내리실지 그 누가 알겠느냐? 너희 하느님 야훼께 바칠 곡식과 포도주를 내려주실지 그 누가 알겠느냐? …. [3:1] “그런 다음에 나는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주리니, 너희의 아들과 딸은 예언을 하리라. 늙은이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리라. [3:2] 그날, 나는 남녀 종들에게도 나의 영을 부어주리라. … [3:5] 그 때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마다 구원을 받으리라.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 시온 산에는 난을 면한 사람이 있으리라. 예루살렘에는 야훼께서 부르신 사람이 살아 남으리라.”

* = * 요엘서는 성령 강림을 예언한 문서로서 중요성을 지닙니다. 요엘서 3장 1-5절은 선포하기를, ‘땅 위의 모든 남녀노소들에게 성령을 내려주실 것이고,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받으며, 구원을 얻게 될 것’을 예언했습니다.

다만, “이제라도, … 진심으로 뉘우치고, … 하느님께로 돌아오라”(욜 2:12-13 참고)고 온 인류를 향해 호소하고 계십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수의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하느님의 백성들이 기억할 것은, “나 이제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너희에게 주리니 너희는 아쉬움 없으리라. … 그제야 너희는 알리라.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있다는 것을.”(욜 2:19, 27) 이라는 축복의 약속입니다.

해마다 풍년을 주시기로 약속하신 것을 하느님께서 잊지 마시기를 바라는 백성들이라면, 먼저 ‘하느님께로 돌이켜 회개하고 돌아올 것’을 전제한 것임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나라가 수확기를 맞이하면서, 과연 지난 한 해, 하느님의 백성으로 신실히 살아왔던가를 먼저 돌이켜 반성해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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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65편 1-3, 9-13절 …. [1] 하느님, 시온에서 찬미받으심이 마땅하오니 당신께 바친 서원 이루어지게 하소서. [2] 당신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당신께 나아가 죄로써 이룬 일 털어놓으리니, [3] 우리가 지은 죄 힘겹도록 무거우나 당신은 그것을 씻어주십니다. … [9] 하느님은 이 땅을 찾아오시어 비를 내리시고 풍년을 주셨습니다. 손수 파놓으신 물길에서 물이 넘치게 하시어 이렇게 오곡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0] 밭이랑에 물 대시고 흙덩이를 주무르시고 비를 쏟아 땅을 흠뻑 적신 다음 움트는 새싹에 복을 내리십니다. [11] 이렇듯이 복을 내려 한 해를 장식하시니 당신 수레 지나는 데마다 기름이 철철 흐릅니다. [12] 광야의 목장에도 졸졸 흐르고, 언덕마다 즐거움에 휩싸였습니다. [13] 풀밭마다 양떼로 덮이고 골짜기마다 밀곡식이 깔렸으니 노랫소리 드높이 모두들 흥겹습니다.

* = * 추수의 계절은 또한 감사의 계절입니다. 인간이 농사를 짓는 것 같이 보여도, 농사는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지어 주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햇볕과 바람을 주시고, 밭이랑이 넘치게 물을 대어주시는 하느님께서, 때를 맞춰 도우심으로, 농사가 가능합니다.

추수감사절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수확기에 따라서 영국과 독일은 8월과 9월 초에 이르는 계절 중에 지방 별로 날을 정하여 감사절을 지키고, 미국은 11월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일로 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추석절기에서 11월 말에 이르는 2개월이 수확의 계절이어서, 지방별로, 교단별로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는 날이 차이가 있습니다.

시편 65편은, 추수의 계절은 감사의 계절임과 동시에, <회개>의 계절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당신께 나아가 죄로써 이룬 일 털어놓으리니, 우리가 지은 죄, 힘겹도록 무거우나 당신은 그것을 씻어주십니다.” 이것이 추수절기를 맞이하는 신앙인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온전한 감사는 온전한 회개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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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8장 10-14절 ….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고 또 하나는 세리였다. [11] 바리사이파 사람은 보라는 듯이 서서 ‘오, 하느님!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하거나 음탕하지 않을 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12] 저는 일 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하고 기도하였다. [13] 한편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14]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 ”

* = * 감사가 풍성한 것도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일이겠지만, 회개가 풍성한 것이 더욱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일일 것입니다.

이 추수감사 계절에, 우리는 지난 한 해에 하느님께서 내려 주신 모든 은덕에 감사를 드리면서, 동시에, 회개의 기도가 풍성하기를 바랍니다.

복음 본문에 나오는 죄 많은 세리는, 성전에 오기는 했지만, 감히 하늘을 우러러 하느님께 아뢸 말씀이 없었고, 다만 죄로 점철된 자신의 잘못된 삶을 아프게 통회하면서, 하느님께 긍휼히 여기심을 간구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기도가 진정 하느님 아버지께서 반갑게 들어주시는 기도라고 보증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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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디모테오후서 4장 6-8절 … [6]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7]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8]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 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 = * 일년 동안 먹고 살 곡식을 내려주신 하느님의 은덕에 감사를 드리는 이 때에, 사도 바울로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던 말씀을 생각합니다.

‘정의의 월계관’을 하사하시면서 영생으로 초대해 주실 하느님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소망 가운데도 가장 큰 소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 사도 바울로는 죄수의 몸으로 옥중에 갇혀, 처형의 날만 기다리고 있지만, 전혀 낙심치 않습니다. 오히려 구원과 영생의 소망으로 마음이 벅차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이 복된 추수의 계절에, 영원한 나라의 소망으로, 지난 한 해는 물론,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와 회개의 나날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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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지난 한 해에도 저희에게 베푸신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사죄와 구원, 그리고 영생의 소망을 주셨사오니 감사를 드립니다. 이 풍성한 추수의 계절에 저희가 감사와 더불어 진정한 회개의 나날을 보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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