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품듯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복음 } 누가복음서 13장 31-35절 …. [31] 바로 그 때에 몇몇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여기에서 떠나가십시오. 헤롯 왕이 당신을 죽이고자 합니다.” [3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그 여우에게 전하기를 ‘보아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내쫓고 병을 고칠 것이요,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끝낸다’ 하여라. [33]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하겠다. 예언자가 예루살렘이 아닌 곳에서는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34]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사람들을 돌로 치는구나! 암탉이 제 새끼를 날개 아래에 품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를 모아 품으려 하였더냐! 그러나 너희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35] 보아라, 너희의 집은 버림을 받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말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다’ 할 그 때가 오기까지, 너희는 나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 = * ( 1 ) 31절 ‘헤롯 왕이 왜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나?’ : 가) 로마제국의 총독이 허울로 세워놓았던 왕이 헤롯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제 지위가 상실될는지 모르는 왕이었으므로 항상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나) 예수님의 인기가 백성들 사이에서 무섭게 치솟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하나님 나라’라고 하는 예수님의 깃발이 유다인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었는데, 그것이 성취되는 날엔, 헤롯은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 유다인들이 추앙하던 세례 요한을 처형한 일에 대해서, 유다인들의 민심이 비판적으로 기울어질 것을 항상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예수님께서 서슴없이 그 비리를 폭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속히 예수님을 제거하기 바랐습니다.

라) 예수님의 존재를 거부하고 있었던 대제사장과 예루살렘의 권력자들과 연대하고 싶었습니다. …. (오늘날도 이와 유사한 동기로 의로운 사람들이 공동체나 사회에서 제거되고 있지 않습니까?)

( 2 ) 32절의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끝낸다’가 무슨 뜻입니까? : 많은 주석가들이, 이것은 사흘째 되는 날에 부활하심을 예언하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이 사흘째 되는 날일 것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오늘과 내일은 내가 나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의 뒤끝에 ‘사흘째 되는 날’이라고 한 것이므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돌연히 어느 날 아침 성취되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인 전개에 의해서 완성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풀고 있습니다.

( 3 ) 33절에서 ‘예루살렘의 죄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도 예루살렘이 예수님께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나요? : 예루살렘의 이름이 ‘평화의 도성’ 또는 ‘화해의 도성’, 즉 하나님과 화해하는 도성이므로, 하나님의 통치의 중심이어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들을 줄곧 죽여온 현장이 예루살렘이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보내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마저도 십자가에 처형하려고 흉계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진정 예루살렘은 하나님 앞에서 ‘모반의 도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 4 ) 34절의 ‘암탉이 제 새끼를 날개 아래 품듯이’가 무슨 뜻인가요? : 저는 어린 시절에 농촌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암탉이 자기 병아리떼를 날개 아래 품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암탉이 병아리를 거느리는 때에는 항상 암탉은 하늘을 주목하고 또 주위를 살피고 있습니다. 병아리를 낚아채려고 독수리, 매, 까마귀 같은 날짐승, 그리고 오소리, 너구리, 여우, 들고양이, 뱀 같은 동물들이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짐승이나 들짐승이 보이면 대뜸 암탉은 ‘구구, 구구’ 하고 어느새 병아리들을 제 품으로 모두 불러들입니다. 그리고는 결사적으로 그 적들을 쫓아내고 맙니다. 참으로 대단한 모성애입니다. 목숨을 걸고 병아리들을 지킵니다.

( 5 ) 35절의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다’ 할 때까지, 너희는 나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요? : 이 말씀의 뜻은, 말씀을 역으로 풀었을 때에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주님의 이름으로 오신 분은 복되신 분이시다’,다시 말하면, 예수께서 그리스도(구세주)이심을 깨닫고, 그 믿음 안에 사는 사람은 예수님을 뵌 사람이다, 그런 뜻이 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저희를, 암탉이 병아리들을 날개 아래 품듯이 사랑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비오니, 저희가 하나님의 품을 떠나지 말게 하시고, 진리와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의 통치 안에 있기를 즐거워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