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3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연중주일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을 지나고, 교회력으로 마지막 주일인 다음 주일로 한 해가 끝납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일(11월 30일)은 교회력 첫 계절인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오늘의 모든 본문들은, 한 해를 접기 전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신앙적 사항들에 관해서 성경이 말하는 교훈을 읽도록 본문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
{ 구약 } 이사야 65장 17-18, 23-25절 …. [17] “보아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한다. 지난 일은 기억에서 사라져 생각나지도 아니하리라. [18] 내가 창조하는 것을 영원히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나는 ‘나의 즐거움’ 예루살렘을 새로 세우고, ‘나의 기쁨’ 예루살렘 시민을 새로 나게 하리라. … [23] 아무도 헛수고하지 아니하겠고 자식을 낳아 참혹한 일을 당하지도 아니하리라. 그들은 야훼께 복받은 종족, 후손을 거느리고 살리라. [24]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대답하고 말을 마치기 전에 들어주리라. [25]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고 살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나 서로 해치고 죽이는 일이 없으리라.” 야훼의 말씀이시다.
* = * 한 해가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사는 우리들은, 세월이 지나가는 것을 무심코 바라볼 수 만은 없는 사람들입니다. 과연 우리들의 하느님 나라 비전은 지난 한 해 어디까지 진척되었습니까?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지나가는 해를 붙들고 싶은 마음마저 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보고자 했던 우리의 비전, 행복한 예루살렘(교회)에서 살고자 했던 우리의 소망은 그대로 남아 있는 채, 이 해가 지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 나라의 신실한 백성들이라면, ‘평화의 동산’을 이루고자 했던 우리의 꿈을, 지금이라도 우리의 회개로,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밈으로, 특별히 우리가 나누는 사랑의 손길로,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될 일이라면, 오는 한 주간 동안, 이러한 각자의 과제들을 매듭짓는 일로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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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데살로니카후서 3장 6, 10-13절 …. [6] 교우 여러분,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명령합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게으른 생활을 하거나 우리에게서 받은 전통을 따르지 않는 교우는 여러분이 멀리해야 합니다. …. [10]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마라.” 하는 말을 여러분에게 종종 했습니다. [11] 그런데 여러분 가운데는 게으른 생활을 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남의 일에만 참견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들립니다. [12]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권고합니다. 말없이 일해서 제 힘으로 벌어 먹도록 하십시오. [13] 교우 여러분, 낙심하지 말고 꾸준히 선한 일을 하십시오.
* = * 2천 년 전 사람들의 ‘게으름’이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아마도 ‘예수님께서 곧 재림하실 것이라 믿고, 더 이상 우리들의 세속적 책임을 포함한, 나의 생계 유지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필요치 않다’며, 근로에서 손을 떼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고 보는 주석가들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AI 증상’ 이라는 것이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AI가 다 해 줄 것이니, 공부할 필요도, 사고할 필요도, 근로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취업할 의욕도, 창업할 의욕도 사라진 것 아닙니까?
하지만, AI를 부릴 책임은 우리 인간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가하게 되었다기보다, 하나의 일이 더 생긴 것입니다. 정신을 차립시다.
우리들의 조국 건설, 이웃 섬기기, 복음 전파, 하느님 나라 세우기, 그것 마저 영혼이 없는 AI가 대리해 줄 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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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21장 9-13절 … [9] 또 전쟁과 반란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끝날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10]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11] 곳곳에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또 기근과 전염병도 휩쓸 것이며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다. [12]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는 잡혀서 박해를 당하고 회당에 끌려 가 마침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나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13] 그 때야말로 너희가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이다.
* = * 예수님께서 끝날이 오는 징조에 관해서 말씀하시기를, 전쟁과 반란, 지진과 기근, 전염병, 그리고 천체에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면, 그것이 끝날의 징조라고 하셨습니다.
또 기독교에 대한 혹독한 박해가 일어날 것인데 그것도 말세의 징조라고 하셨습니다.
이 징조들은 이미 주후 70년을 전후해서 일어났던 일이었고, 또 지금껏 역사 속에서 몇 번 씩이나 일어났던 일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보고 있는 전쟁과 지진, 기근, 전염병, 그리고 곳곳에서 성도들이 당하고 있는 박해들도 그 어느 시대에 못지 않게 끝날이 더욱 가까와진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날이 가까워짐을 알면, 가만히 서 있지 말고 “그 때야 말로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위의 본문 13절)라고 하셨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구원받는 백성들을 더 얻기 위해 힘쓰는 것이, 재림하실 주님을 기다리는 성도의 올바른 자세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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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 나라의 흥왕을 빌면서 시작했던 한 해가 이제 다 저물고 있습니다. 저희의 게으름 때문에 거두어들인 영적 수확은 없이 이 해가 저물고 있는 이 때, 저희의 부족함을 용서하옵소서. 다시 용기를 주시고 새 소망을 주셔서, 새로운 한 해를 성령님 안에서 의욕적으로 맞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